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기르고 집단지성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다
독서 이야기에 앞서 요즘 언론을 휩쓸고 있는 갑질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갑질의 본질은 결국 특권의식입니다. 재벌가의 갑질로 특정 지어보면 선민사상까지도 들먹일 수 있을 만큼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 혈연은 특별하여 여타 인간들을 얼마든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특별함의 근거는 아마도 자본주의 시대의 절대 신봉, 불변의 기준 '돈'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유의 행동에는 '내가 갑질을 하고 있다'라는 의식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의도적인 갑질에 대해서는 그 행위자의 "나쁨"에 대해 비판할 수 있지만, 특권을 가지고 갑질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이런 내추럴 본(nature born) 갑질러는 특별한 배경을 지닌 제한된 사람들로 한정 짓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바램과도 같은 마음이지요. 하지만 갑질의 범위를 조금만 확대해 보면 의외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해당됩니다.
갑질을 하는 원인은 타인의 입장이 어떤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 사회에서 갑질이 사라지려면 '내가 갑질을 하고 있구나'라는 자각과 타인이 고통을 당하는 것에 대한 공감력을 기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하며 나아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 사람이 갑자기 뜻하는 바가 있어 산속에 들어가 홀로 수행을 할 가능성은 무척 낮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에 평소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인식하고 배움을 통한 변화에 이르는 가장 일반적이고도 강력한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책을 읽는 행위 말입니다.
누구나 책을 통해 동일한 정도의 깨달음과 배움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잘 맞는 양서를 통한 진정한 독서체험이 발생할 때, 그동안 몰랐던 자신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고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혼자 책을 읽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모두가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사회적 변화의 관점에서 무척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을 읽고 독서모임 활성화를 통해 서로의 아픔과 불평등에 대한 대화와 토론으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분명 이런 긍정적인 방향의 변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 사회적 독서를 시작할 때, 불평등과 갑질이 사라질 단초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일부 엘리트 들의 특권의식에 젖은 교육, 한 명이 만 명을 먹여살린다는 선민사상에 기반한 허상을 버리고 집단지성의 시대로 이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독서의 수많은 유용함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일찍이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미래는 예측(Predict)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Imagine)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중요하다. 미래를 지배하는 힘은 읽고,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다
미래를 그럴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는 데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상상력의 기반에는 적어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히 독서입니다. 한사람의 상상은 '공상'에서 그칠 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딱히 미래를 지배하고 싶지는 않지만 읽고, 생각하고,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나누는 것은 앞서 설명한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독서모임 등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단지 오프라인으로 만나야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제한된 시대가 아닙니다. 적어도 느슨한 연대의 의견 교환과 공유, 영향을 주고받는 행위는 온라인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브런치, 블로그, SNS 등에 써서 자신이 취득한 정보와 떠오른 영감을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매우 유용한 방식입니다. 단순 일상과 음식 사진으로 도배하는 방식보다는 훨씬 미래지향적인 방식이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이 모든 현상의 근간이 되는 것은 꾸준한 독서를 통한 지식의 습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전된 미디어 환경을 이용한 활발한 정보 교환을 통해 가능할 것입니다. 이 모든 현상이 응축되어 집단지성사회로 나아가는 것.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불안요소를 개선해 나가는 것. 그것이 아마도 독서의 유용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