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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Dec 15. 2020

바람직한 사무환경의 미래(feat.FURSYS)

퍼시스북스 [오피스 일상을 바꾸다] 책 리뷰




1. 공간 활용의 변화를 강제하는 코로나19 시대, 변화될 미래 사무환경은 어떨까?

   답답하고 두렵기는 하지만 몇 달이면 종식될 것으로 생각했던 코로나19 사태가 끝을 알 수 없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저조차도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 멤버들과 함께 언택트 시대에 걸맞는 협업 환경을 고민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먼저 기존의 익숙한 소프트웨어 툴 환경에서 좀 더 유기적인 협업의 툴로 옮겨가는 것이 더 나을지 여부를 모색하기 위해 "구글 워크스페이스" 활용 여부를 검토했습니다. 그러다가 ICT 툴 뿐 아니라 물리적인 공간의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매력적인 공간을 구성하고 선보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츠타야 서점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를 통해 남다른 시각으로 고객들의 니드를 앞서 제안하는 선구적 기업 츠타야의 철학에 대해 알아보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츠타야에 대해 살펴보고나니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비슷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없을까?', '있다면 그들은 어떤 방식과 태도로 무엇을 제안하고 있을까?'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타이밍에 공간 활용에 대한 테마를 화두로 이미 오래전부터 변화를 모색해 왔고, 성공적으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 사무환경 전문 기업 퍼시스의 신간 "사무환경이 문화를 만든다: Vol.2 오피스 일상을 바꾸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퍼시스그룹은 사무가구 전문 퍼시스, 생활가구 전문 일룸, 우리 아이들도 사용 중인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 등을 보유한 공간 가치를 창조하는 전문 기업입니다. 개인적으로 퍼시스에 다니시던 지인이 있어 알고 있던 회사입니다. 회사에서 나와 개인사업을 하시는 지인분은 아직도 퍼시스와 협업의 형태로 비즈니스를 하고 계십니다.


   이번 책 "오피스 일상을 바꾸다"는 2016년부터 시작된 퍼시스그룹이 미래의 오피스를 고민하며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진행해 왔던 과정을 정리한 책 입니다. 이 책을 통해 퍼시스그룹이 어떤 철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오피스 환경을 재구성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고려해야 했던 점들은 무엇인지, 성공적으로 구현해 내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간의 변화가 기업과 사람이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이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일하는 방식과 오피스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어 독자가 각자의 환경속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기 좋은 책입니다. 




2. 퍼시스그룹이 지난 5년간 진행해 온 "공간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사람과 조직은 변화를 근본적으로 싫어합니다. 변화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을 기피하다가 시대적 변화에 따르지 못해 부침을 겪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봐왔습니다. 변화를 시도하더라도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고착된 고정관념의 틀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개인은 물론 조직과 기업, 공공기관을 비롯해 국가에까지도 혁신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직 구성원과 힘을 모아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꾀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나 특별한 것은 아니고 누구나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변화에 한발 앞서 유연하게 대처한 퍼시스그룹의 사례는 다양하게 적용하기에 적합한 착안점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퍼시스그룹이 진행해 온 "공간 프로젝트"는 본사 사옥 1층 로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 로비는 회사의 연역이나 대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자랑하는 공간입니다. 퍼시스는 로비가 대기와 전시의 공간이라는 과거 개념을 벗어던지고 "생각의 정원"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직원들이 개인 업무를 처리하고 편히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외부 방문자들과 회의를 하기도 하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했습니다. 


   로비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츠타야 서점의 아이디어와 컨셉을 차용했다는 부분에서 반가움을 느꼈습니다. 로비 공간 "생각의 정원"의 활용을 통해 직원들은 개별 사무공간은 물론 로비 공간까지 오가며 오히려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 곳의 성공적인 시작을 필두로 스마트워크센터인 광화문센터의 개관과 구성, 활용 등에 대한 설명에 이르면 이 기업의 남다른 철학에 감탄하게 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사 건물 각층 이곳 저곳에 산발해 각개전투를 펼치고 있던 디자인 연구팀들을 구 사옥에 집중해 효율적인 공간을 완성한 디자인 연구소 "스튜디오 원"은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공간 구성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느껴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퍼시스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연구소 공간을 재창조하면서 모을 것은 모아 집중해주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원하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파격적인 결정이 훌륭해 보였습니다. 특히 연구소의 모든 상세 계획에 각각 연구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다양한 워크샵을 통해 필요한 장비를 고르고, 장비 위치까지 다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이 매우 적절해 보였습니다.


   공간 프로젝트의 1차적인 완성은 본사 오피스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본사 오피스의 변경에 가장 중요한 테마는 자율좌석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대부분 익숙해진 개념이기는 합니다만, 실제로 아직까지 적용한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율좌석제를 정착시키는 과정도 역시 직원들과 끈질기게 토론하고 소통하면서 정해진 결론없이 유연하게 결정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공간 프로젝트는 본사 오피스 자율좌석제 정착으로 일단락 됩니다.


   순차적인  공간 프로젝트의 성공 과정을 지켜보면서 서로 다른 환경과 규모를 가진 수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에서도 배우고 적용할 만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대로 차용하지는 않더라도 변화 수용 프로세스를 어떤 식으로 운용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디테일이 적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많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3.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성공 공식 "유연과 소통, 자율"을 배우다.

   퍼시스가 공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해 나갈 수 있었던 근간에는 결국 기업의 문화와 철학이 있습니다. 진행된 전체 프로젝트의 큰 틀과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결국 그 속에 배어 있는 성공 원칙은 "유연과 소통, 자율"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의 완성에 해당하는 자율좌석제를 정착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 이 원칙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이해하게 됩니다.


   자율좌석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는 '유연한 사고는 유연한 공간에서 나온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오픈 플랜 오피스라는 공간 콘셉트를 큰 틀에서 유지합니다. 또한 익숙하지 않은 업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행동 변화가 필수이며 이를 위해 일방적 지시보다는 가치와 개념을 공유하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체인지 에이전트(CA)라는 핵심 요원을 두고 이들을 매개로 프로젝트의 진행 방향을 개별 직원들과 소통합니다. 이들은 각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과 불만, 오해를 풀어주고 필요에 따라서는 의견을 수용하는 역할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율좌석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역시 "자율"입니다. 책에서는 자율적으로 일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율좌석제는 자율적인 개인으로 일할 때 가장 효과적인 제도다. 자신이 일할 공간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팀의 그늘에서 벗어나 팀 중심의 장벽을 허문다. (중략) 자율좌석제의 성공적인 도입과 운영이야말로 퍼시스그룹이 추구한 자율적인 기업 문화로 이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p.157


  이와 더불어 자율좌석제를 효과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빠짐없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율좌석제에 당연히 선행 되어야할 노트북 제공, 무선 인터넷 환경과 ICT 인프라의 제공, 임원실 공간을 줄여 확보한 공용공간의 활용과 레이아웃, 소음 문제 등을 고려한 다양한 좌석과 부스의 활용 등입니다. 또한 자율좌석제에 적합하지 않은 몇몇 직군의 경우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처럼 지정좌석제를 허용하고 업무 특성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연한 방식으로 오피스 환경을 바꿔나간 퍼시스그룹의 노력을 통해 개인 업무 효율의 극대화는 물론 팀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협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위험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연히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향후 오피스 환경은 재택 근무의 확대 및 온라인 화상 협업이 일상화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 입니다. 기업도 개인도 변하지 않으면 코로나19의 홍수에 휩쓸려 갈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급변하는 미래의 오피스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궁리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본 리뷰는 퍼시스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리뷰어의 솔직하고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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