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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Dec 16. 2020

어른들도 알아야 할 유기묘 이야기

몽실북스 아동소설 [우리동네 탐정단] 책 리뷰

https://villagencat.modoo.at



1. 세상 귀여운 어린이 탐정단 해프닝

   몽실북스의 임프린트로 보이는 "몽실마고"에서 출간된 "우리동네 탐정단:고양이 납치 사건"은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화입니다. 스토리만 보면 그리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어느 동네가 등장하고 동네에 살아가는 어린이 주인공들이 한명 한명 등장합니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아이들이지만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하나의 사건을 만납니다. 어찌할까 이야기하는 과정에 급기야 탐정단을 결성하는 상황까지 발전합니다. 


   이 스토리의 중심에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지만, 이들을 묶는 한 명의 어른이 등장합니다. 뭔가 알수없는 행동을 하는 아주머니가 등장하는데 어린이들의 눈에는 뭔가 나쁜 짓을 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서 혼란스럽습니다. 이 아주머니 주변으로 동네 고양이들이 엄청 따라 다닙니다. 마치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더 헤깔리기만 합니다.


   낡고 닳은 어른의 눈에 이 이야기의 전말이 대충 감이 옵니다. 그렇기에 읽기에 긴장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동화를 단순히 아이들에게만 권할 수가 없는 이유는 예상외의 감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슴슴하고 깊은 맛이 있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등장하다보니 그야말로 순하고 아름다운 판타지의 세상에 잠시 머물러 있는 듯한 좋은 착각에 빠졌습니다. 

 

   "우리동네 탐정단"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동화"의 효용과 가치를 새삼 느꼈습니다. 늘 잔인하고 냉정빤스인 정치, 경제, 사회 이야기만 접하고 살다가 이 알흠답고 귀염귀염한 동화속 세상에 들어가는 일이 의외로 큰 위로를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화를 아이들의 이야기로만 치부하는 것은 독자로서 큰 손해입니다. 동화는 동화만의 큰 역할이 있고, 이 책은 그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기에 충분히 좋은 책입니다. 

출처 : 마을과 고양이 홈페이지 : https://villagencat.modoo.at




2.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꼭 알아야할 유기묘 이야기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유기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과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 만으로도 동화의 역할이 충분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속에 누구나 알아야할 사회문제가 녹아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이 소설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유기묘의 현실은 물론 유기묘를 돌보는 캣맘과 유기묘를 돕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담고 있습니다. 


   소설에 특정 정보나 교훈을 포함시키는 것은 완성도 측면에서 상당히 위험 부담이 큽니다. 스토리와 교훈이 따로 놀면 독자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되고 기대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에 정보와 교훈의 균형을 잡은 채로 이야기를 전개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독자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기를 원하는 것이지 진지하게 교훈을 기대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우리동네 탐정단의 경우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교훈 대폭발 단락 부분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아주 깊은 관련이 있는 소재와 사건이 등장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캐릭터 간에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대화와 소통 과정에 정보와 교훈을 담는 형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자연스럽습니다. 그렇기에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담고 있는 좋은 소설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마을과 고양이 홈페이지 : https://villagencat.modoo.at



3. 진짜 반전은 따로 있었다.

   이 소설의 결말 부분을 읽었을 때조차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였고, 교훈도 있어서 좋았다.' 정도의 감상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이 소설은 작가의 글까지가 소설의 완성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어떤 의도로,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지는 물론 왜 이 소설이 몽실북스가 아닌 몽실마고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게 되었는지까지 전말이 드러나서 추리소설의 반전 부분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마을과 고양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이 이 단체 소속이시고 몽실북스가 있는 카페몽실 근처에서 사장님과 같이 고양이들을 돌보던 일로 인연을 맺으신 것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과 고양이"라는 단체를 알아보니 생긴지는 얼마 안된 사회적 기업이지만 길고양이 관련 다양한 사업을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을과 고양이"는 "마을과 고양이 학교"를 통해 예술과 생명존중 교육을 하고 있고 고양이 관련 캐릭터 상품 개발판매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길고양이 급식소 보급 사업은 길고양이로 인해 마을 주민과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길고양이들에게도 건강하고 좋은 급식을 배풀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길고양이를 돌보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면 "마을과 고양이"를 검색하시고 홈페이지로 들어가셔서 스토어를 통해 여러가지 상품을 구매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참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저 모른척 할 수도 있는 길고양이 문제를 관심 깊게 살펴 보고 도움을 주는 좋은 단체가 있는가 하면, 돈이 안될지도 모를 책을 마음모아 출간하고 단체를 알리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출판사도 있습니다. 몽실북스와 마을과 고양이가 힘을 합쳐 만든 임프린트 브랜드가 "몽실마고"가 된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나마 "몽실북스"와 "마을과 고양이"를 응원합니다. 이런 분들이 있어 세상은 조금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메마른 저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책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동심과 판타지의 세계에 다녀온 기분입니다. 


   아주 짧은 동화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주시고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 마을과 고양이 홈페이지 주소 : https://villagencat.modoo.at

출처 : 마을과 고양이 홈페이지 : https://villagencat.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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