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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May 31. 2021

반드시 알아야 할 플랫폼 경제

강성호의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책 리뷰



1. 이제는 알아야 할 공짜 점심이 가능한 플랫폼 경제


   금융위원회 현직 서기관인 저자 강성호 씨의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은 경제 교양서이자 강력한 미래 예측서입니다. 미래 변화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겠습니다만, 이 책은 플랫폼 기업과 네트워크 경제에 대해 기본 개념부터 다양한 세부 테마까지 알기 쉽게 잘 정돈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적인 만큼 초반부에 기본적인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 경제의 일반화를 촉발시킨 플랫폼 기업들의 특징과 작동원리를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기존의 경제학 원리와 다르게 작동하고 있는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이라는 특징을 예시와 도표를 곁들여 설명하기 때문에 개념을 잡기에 무척 유용합니다. 책의 부제처럼 정말 가장 친절한 안내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양면시장적 특징만 이해하면 이 책에서 설명하는 네트워크 경제, 플랫폼 기업 등의 특징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공짜 점심이 가능한 이면에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와 판매자, 혜택을 받는 쪽과 돈을 내는 쪽이 있으며 이 두 부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 성장하는 동인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면 이 책의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일단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플랫폼 경제의 특징은 기존 경제 시스템에 익숙한 기성세대보다는 자본주의 키즈라 불리는 젊은 층에서 더 쉽고 익숙하게 이해할 개념인 것 같습니다. 제품을 만들어서 팔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신세대들은 무엇을 공유하고 연결할까를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그만큼 변화에 민감하고 더 쉽게 적응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플랫폼 기업의 특징과 양상, 이들 때문에 변화되는 경제질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사회 속 개인인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를 통해 플랫폼 경제 체제하에서 부를 얻을 수 있는 혹은 자신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어야 하겠습니다.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은 변화하는 자본주의 하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회적 변화와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플랫폼 기업과 네트워크 시대의 현황과 미래 전망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이 좋았던 부분은 네트워크 경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소개 알아두어야 할 특징적 변화에 대해 빠지지 않고 조망해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평소 특별히 관심이 있는 분야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반면, 평소 잘 모르는 분야라면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떤 부분을 공부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교양을 쌓고 독서를 확장해나가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기술이 경제 권력을 재편하면서 독점적 플랫폼 기업들이 사적인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독점적 권위와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점적 플랫폼 기업 구조의 문제점과 여기에 종속되어 가는 개인의 문제를 유기적으로 설명해 주는 부분은 독자로 하여금 거시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개인인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도와줍니다.


   책의 중 후반으로 가면서 금융 분야의 변화와 양상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공돌이는 이 지점에 이르러 드디어 어려움과 곤란함을 다소 느꼈습니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교양이 될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은 무척 유용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기본적인 개념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개인 대 개인의 금융 거래가 가능한 원리에 대한 설명은 무척 쉽고 탁월했습니다. 제법 많은 블록체인 관련 책을 읽어봤지만 대부분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너무 디테일한 기술 설명으로 치우쳐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 설명하는 블록체인 기술 전반의 설명은 이해가 쉽고 딱 필요한 부분의 경계 설정이 훌륭했기 때문에 이해가 쉬웠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개념을 정립하면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근본적인 차이라든가, 향후 펼쳐질 금융산업의 변화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 용이합니다. 카카오뱅크나 토스 같은 플랫폼 기업 기반 핀테크가 금융업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 와 기존 금융회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해왔고, 어떤 특징 때문에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등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이는 결국 플랫폼 기업들이 참전한 금융산업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는 기초가 됩니다. 이 책의 탁월함은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지식을 쌓아나가며 저자가 원하는 지점까지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섬세한 배려에 있습니다. 일반 독자를 겨냥한 기초교양서로서는 가장 좋은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3. 네트워크 경제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방향


   종반부에 이르면 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고 그에 따른 대책은 어떤 방향이 좋을지에 대한 전망이 등장합니다. 플랫폼 기업이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때문에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어떤 규제를 통해 균형점을 찾고 파생된 문제를 최소화할지 논의합니다. 또한 필연적으로 독점화될 수밖에 없는 특징을 가진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에 대처할 방안도 고민합니다.


   금융산업의 변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 언급합니다. 더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불평등의 문제, 소유권 관련 갈등, 토지공개념과 사유재산제 등에 대해서도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인간의 이타심과 공동체 정신 등에 입각한 인간적 자본주의로의 노력에 대해 강조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바로 직전에 읽은 "로봇 시대의 일자리의 미래"에서 그 유명한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와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이슨 솅커는 정치로 비유하자면 극보수주의에 가까운 입장입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일상화된 세상이 오면 다수의 인간들이 도태될 수밖에 없는데 솅커는 이를 피할 수 없는 당연한 현상으로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 도태되지 않는 소수의 서바이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생존의 위협을 겪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로봇세를 받아 보편적 기본소득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이나 하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매우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반면, 이 책의 저자 강성호 씨는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제도화하기는 무척 어렵기는 하지만 로봇세를 걷고 기본소득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며 부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토지 소유 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본적으로 경제체제의 변화에 동반되는 불평등으로 인한 소외된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하며, 이런 방향성을 가져야만 기술과 제도의 발전이 야기하는 비인간성을 경계하고 인간적인 자본주의 질서를 세울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독자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저자의 주장이 뜬구름 잡는 비현실적인 생각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 역시 실현이 요원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비판하고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류의 발전을 위해 한 일은 딱히 없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이상적인 이야기라고만 치부하기도 어렵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처럼 그래도 이렇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한 걸음씩이라도 전진하게 만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은 제목이 다소 가벼운데 비해 상당히 진지하고도 의미 있는 근본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을 통해 경제분야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날카로움이 있는 책입니다.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네트워크 중심의 플랫폼 시대의 흐름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적이고 실현 가능한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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