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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Jun 19. 2021

인간의 본성에 입각한 마음 다스림의 모든 것

허췐펑 심리 에세이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책리뷰



1. 기본이 중요하다.

   뇌신경과학 전문의 허췐펑의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는 글로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 치유 에세이입니다. 인간의 내면의 여러 작용들을 살펴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핵심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은 생각보다 감정에 많이 휘둘립니다. 인생의 주요한 결정조차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입니다. 딱히 변한 것이 없는 평범한 일상인데도 때로는 정신없이 즐거워하기도 하고 괜히 끝없는 우울의 나락으로 빠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감정적인 동요에 휘둘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감정이 끝없는 어둠으로 파고들거나 등락의 빈도와 폭이 점점 커지면 감당이 어려워집니다.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도 어려워집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갈수록 이런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비정상적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순차적으로 알려줍니다. 결국은 감정의 비정상적 등락은 우리 마음에 기인하는 것이며 마음을 어떻게 돌보고 다루어야 하는지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마음에서 출발해 생각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타인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 나가야 할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등을 차분하게 짚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 나가며 느끼는 것은 "기본"의 중요성입니다. 마음과 생각과 관계와 가치관 정립 등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최소한의 기본을 잘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라는 제목도 기본이 되는 기준만 잘 세우고 그에 맞춰 생각하면 힘든 기억이 오히려 좋았던 기억이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2. 본질을 잊지 말자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내용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새롭거나 신선한 것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들어봤거나 여러 책들을 통해 대체로 익숙한 내용들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이 모두 아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좋은 것을 알고 무엇을 할지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제로 그렇게 합니다. 안다고 하면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안다고 생각하면서 잘 모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의 이런 한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은 우리 인생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알지만 놓치고 있던 핵심적인 마음가짐과 행동 양식에 대해 빠짐없이 언급하며 점검해 줍니다. 한 챕터 한 챕터 읽어나가노라면 살면서 배웠던 많은 지혜와 진리들을 하나하나 재점검해 주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마치 인생의 여정에서 지나온 날들을 갈무리하며 현재와 미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갈 방향을 컨설팅 해주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실제적인 깨달음과 결정은 독자인 저의 몫입니다.


   스스로 나의 마음을 잘 관찰하고 돌아보며 감정에 휘둘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나를 바로잡는데 무척 중요한 핵심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기 나름이며 생각이 없으면 타인에 의해 행동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저자가 좋은 생각, 바람직하고 건전한 생각의 중요성을 마음의 문제 다음으로 지적하는 것은 흐름상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저자가 뇌신경과학 전문의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욱 생각의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타인으로 관심을 돌려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줍니다. 지극히 사회적인 인간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관계 문제까지 돌아보고 나면 다시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의 행복의 문제,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인생의 본질의 문제까지도 다루면서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책의 메시지는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 자기를 다스리고 타인을 대하며 인생을 살아가자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인생의 전반적인 분야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를 편안하게 들려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3. 현실에 발 디딘 실제적 행복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를 무척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중 많은 조언들은 현실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후회하고 과거에 메여 현재를 희생하며 인생을 낭비합니다. 미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부정적 상상에 의존해 두려워하고 불안해합니다. 이 또한 결국 마음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과거와 미래를 바로 보는 태도의 문제는 현재에 충실하지 못해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루하루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상적인 환상을 걷어내고 현재의 사소한 것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런 태도로 현재의 순간을 살아가며 충만함을 느낄 때 행복한 기억을 획득합니다.


   결국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먹고 생각하고 판단하며 의미 부여를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매 순간을 행복의 순간으로 기억하며 누리고 그 순간순간의 행복을 이어가면 우리는 행복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그리하여 비슷한 삶의 궤적을 살아간 많은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최악의 무가치한 인생이었다는 자평을 하게 되고, 누군가는 늘 행복한 최고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저자의 주장과 조언이 현실은 시궁창인데 정신승리를 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같은 현상을 대해도 불평하고 투덜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선택할 수 있다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합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놓치고 있었던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돌아보고 마음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허췐펑의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는 삶이 힘들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분들,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잘 맺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분들, 하루하루 행복하고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적인 힌트를 얻고 싶으신 분들이 읽으신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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