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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Jul 09. 2021

독이 되는 인간관계를 끊고 인생의 주도권을 찾는 법

훙페이윈 [인간관계 착취] 책 리뷰




1. 인간은 왜 이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나?

   인간이 살아가면서 받는 수많은 스트레스 중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타인과 편안하게 대화하고 교류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낍니다. 주변에 다른 사람과 편안하게 잘 지내는 원만한 사람이 보이면 상대적으로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왜 나는 저 사람처럼 타인을 편안하게 해주고 부담 없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해내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런가 하면 우호적인 태도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는데도 불구하고 기본 개념조차 탑재하지 않고 급발진을 일삼는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들도 적잖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자칫 원치 않게 큰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피해의식이 나의 태도를 방어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형국이다 보니 새로운 관계를 맺기도 어렵고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기도 드럽게 어렵습니다. 


   언뜻 보면 다들 잘 지내고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너나없이 관계의 어려움으로 상처받고 힘들어합니다. 특히 쉽게 끊어 낼 수 없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미우나 고우나 늘 만나고 교류할 수밖에 없다 보니 문제가 계속 누적됩니다. 도대체 이런 관계의 문제, 비정상적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은 왜 발생하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대만의 심리상담사 훙페이윈의 책 [인간관계 착취]는 바로 이런 문제들을 주요 양상별로 정리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상황별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공감하기 좋도록 돕고 있습니다. 인간관계 문제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 이자 핵심 주제 중 하나는 모든 관계의 문제는 결국 나 자신의 자존감, 자기 주도권의 회복에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타인과의 비정상적인 관계에서 자아 주도감, 통제감을 느끼려 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착취의 양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2. 착취하거나 혹은 착취 당하거나...

   [인간관계 착취]를 읽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책 속 사례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마음 아프기도 하고 남의 일 같지 않기도 합니다. 때로는 왜 그런 상황을 벗어날 생각을 못 하는지 답답하기도 합니다. 이런 공감이 생기는 것은 독자들이 스스로는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서 비슷한 모습을 많이 봐 왔고, 직, 간접적으로 힘든 경험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흔히 인간관계를 생각할 때, 타인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착취하는 양상에 대해서만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을 착취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정죄하기도 합니다. 착취를 당하는 피해자에게는 감정 이입을 하고 위로하려 합니다.  저자는 타인을 착취하거나 착취당하는 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닮아 있고 이는 사실 불완전한 자아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착취하는 사람은 자신의 불완전성 때문에 비정상적인 관계를 통해 통제감을 얻으려는 애처로움 몸부림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착취 당하는 사람 역시 자신의 불완전한 자아로 자존감이 낮고 주도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착취 관계에서 애초에 벗어나지 못하고 불공정한 상황을 그저 참고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는 사실 서로 길들이는 관계입니다. 그렇기에 타인을 착취하거나 착취 당하는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이 상황이 습성이 되고 피할 수 없는 당연한 관계가 되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의외로 이렇게 굳어진 비정상적 관계를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인간관계의 이상적인 모습이 있기는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착취하거나 착취를 당하거나 둘 다 해결하고 회복해내야 할 문제라는 점입니다. 




3. 인간관계의 착취를 끊어내고 인생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법

   우리는 어떻게 인간관계에서의 착취를 끊어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진단, 분석하고 비평하는 책들의 한계는 해결책이 시원치 않다는 점입니다. 대차게 문제를 나열하고 치열하게 고발하는 것에 비해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는 매우 막연하거나 원론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 정도의 수준에서 용두사미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아 독자들을 허탈하게 하곤 합니다.


    [인간관계 착취]는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저자는 그저 "사는 게 그렇다, 어쩌겠는가?", "인생이 다 그런 거다." 같은 답답한 소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자신을 잘 돌아보고 필요한 것들에 대해 배우고 익히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자기 주도권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무엇을 극복해야 할까? 중상을 입고 난 후 마음속에 들어차는 분노와 억울함을 풀어낼 출구를 찾아 '타인을 착취하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야 하고 자신을 망치는 '마음속의 유약한 면'을 극복해야 한다.


   저자는 누군가를 원망하느라 시간을 보내거나 스스로 자책하느라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놓치지 말고 긴 인생의 행복을 생각해 일시적인 고통을 감내하라고 조언합니다. 책 속에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런 조언들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독자들의 효용이 극대화될 것입니다. '그걸 누가 몰라, 안되니까 못하는 거지...'라며 자조하거나 포기하는 태도는 저자가 경계하는 대표적인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불리고 심지어 향후 200세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대충 살다 죽겠다는 태도가 큰 고통을 불러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착취하는 사람을 분석, 판별,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 착취]는 꼭 비정상적인 인간관계에 대해 다루는 책은 아닙니다. 인간관계의 기본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비정상적인 착취 관계에 대해 한 발자국 더 나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에 대해 다방면으로 생각해 보고 싶으신 분이나 인생의 주도권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조언을 읽고 자신에게 적용해보고 싶으신 분, 관계 속에서 착취를 하게 되거나 당하게 된다고 느끼시는 많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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