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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May 17. 2022

진정한 소통을 위한
대화의 실전 비법서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 첵리뷰




1. 너의 말이 나에게, 나의 말이 너에게

   오랫동안 누가 뭐 하건 내 가족들 정도만 잘 지내면 그게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지냈습니다. 극소수의 지인 외에 타인과 굳이 에너지를 쏟아가며 잘 지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관계라는 것이 허상처럼 느껴지는 일을 겪은 탓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잘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편안하게 말을 잘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에게 어떻게 말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무언가 대화와 소통을 할 때 스스로 불편함이 남고, 이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상대방도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지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 부드럽게 대화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사람이 한 말을 저는 제 마음대로 이해했고, 저의 말에 그 사람은 전혀 엉뚱한 내용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만족하다가는 오해만 커질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 말하기에 대한 책을 하나씩 꾸준히 찾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이 많았습니다. 정서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책도 있고, 기술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있었습니다. 책 한 권 읽는다고 갑자기 말하는 기술이 확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적어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하지 말아야 할 태도 같은 것은 제법 많이 고쳐진 것 같습니다.


   리드리드출판에서 출간한 장신웨의 신간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의 경우는 굉장히 실용적이면서도 중요한 마음가짐이나 태도의 문제까지 놓치지 않고 전반적으로 다 다루고 있는 균형감 좋은 책입니다.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수많은 기업과 방송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저자의 역량이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2. 진정한 소통을 위한 실례와 연습 툴

   자기 계발서에 속하는 이 책은 이론과 실례가 적절히 조합된 균형이 좋은 책입니다. 이론적으로도 다각적인 방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꼼꼼히 소개하고 있을뿐더러, 여러 가지 실제 예시를 통해 독자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각자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대화 상대인 상대방과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거리 좁히기에 대한 내용의 전반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실전 대화법을 담은 후반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상대방 이해하기에 대한 통찰력 있는 조언은 물론 욱하는 사람, 공격적이고 불편하게 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내용들이 유용합니다. 후반부의 좀 더 적극적인 표현하기 방법들도 매우 실용적이면서 구체적이라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대화 이전에 점검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다룬다는 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의 기본인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한 이해는 물론 왜곡 없는 소통을 위해 필요한 자존감 문제 등을 먼저 점검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내가 대화해야 할 대상이 어떤 유형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콜센터 직원들을 교육했던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유독 온라인 소통의 문제와 대안에 대한 부분을 잘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정말 많이 느끼는 부분이지만 요즘 직접 대화는 물론 유선 통화조차도 불편해하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화를 걸면 받지 않고 카톡으로 남겨달라는 분들도 많습니다.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입니다. 바로 통화하면 빠른 속도로 소통을 할 수 있는데 왜 텍스트로 불편한 소통을 이어가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물론 빠른 대답으로 인한 실수를 피할 수 있고 선택적 소통이 가능한 점을 생각하면 유리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SNS 중독으로 자기 통제가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설명은 누구나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었습니다. SNS 중독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한 점도 막연하게 생각하기 보다 독자 스스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내용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조언을 여러 가지로 구분해 제공하고 챕터의 말미에 실전 연습 노트를 두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런 구성으로 인해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효과적으로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말하기 외에도 진정한 소통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

   소통과 대화에 필요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스스로의 정서적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대화가 자연히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기는 일종의 기술이기 때문에 연습을 통해서 분명 좋아질 수 있다고 수많은 책에서 조언하고 있습니다.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 >에서도 마찬가지로 실제적으로 적용하면 좋을 꿀팁을 여러 가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명확하고 간단하게 해야 할 것, 상대가 오해하지 않도록 쉽고 정확하게 할 것, 공감대를 위해 사실과 감정을 잘 구분할 것, 말보다 더 중요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공략할 것, 대화의 예의로 자신의 한계선을 지킬 것,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극복할 것, 타인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나를 잃지 않는 방법 등, 진정한 소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도록 꼼꼼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책의 후반부를 할애해 설명하고 있는 실전 대화법을 관통하는 내용은 결국 나를 지키면서 타인의 의도나 스타일 등을 최대한 파악하고 이해하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상대방의 경청과 공감, 인정을 위해서는 말하기 능력이 좋아야 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는 원인과 결과가 선순환의 고리를 이어 지속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나와 대화의 파트너인 상대방이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성공한 대화일 것입니다. 다이아몬드 옹도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조언한 바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공감해야만 '윈윈'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청과 공감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입니다. 기꺼이 들어주기 위해서는 나의 에너지를 써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무척 피곤하고 힘든 과정입니다. 결국 세상에 쉬운 일이 없듯, 성공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그 수준까지 가기까지가 상당히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관계에 있어서 대화를 주도하며 진정한 소통을 해내기를 원하는 독자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대화법에 대한 훌륭한 책이 많고 많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한 권 더 출간되어야 할 이유 정도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번 읽으며 요약정리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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