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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Apr 17. 2023

색다른 일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 책 리뷰





1. 색다른 일본 여행을 찾고 있다면 시즈오카로

벌써 일본 여행객이 누적 100만 명을 훌쩍 넘겼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대폭발을 하면서 가장 가깝고 쉽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일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 여행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면 우선적으로 도쿄나 오사카 지역, 규슈와 홋카이도 정도를 다녀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국적인 곳을 원하는 분들 중에는 오키나와로 떠나는 분들도 계십니만 아무래도 여행 가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만해도 도쿄와 요코하마 정도를 여행한 것이 전부입니다. 


일본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좀 더 다채롭고 색다른 여행지가 없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봅니다. 이 책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은 그런 니드를 정확히 공략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에서 커버하고 있는 시즈오카현, 기후현, 아이치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이 지역의 역사, 문화, 산업 공간 등을 살펴보다 보면 의외로 우리와 너무 친숙한 것들이 많아서 놀라울 지경이었습니다. 


시즈오카를 중심으로 일본에서도 최초의 발상지거나 최대 생산지이거나 특별한 타이틀을 가진 것들이 너무 많아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통해 하나하나 알면 알수록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놓치고 싶지 스폿도 많아졌습니다. 달리 말하면 이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그만큼 독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은 지명 때문에 그저 호기심으로 시작한 책이 읽어나갈수록 풍성하고 알찬 정보로 가득해 여행 심리를 얼마나 자극하는지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 날아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막상 가보면 불편하거나 실망할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지역에서 5년이나 거주하셨던 저자의 생생한 설명에 따르면 일본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필수 코스가 가득한 지역인 것 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책 속에 담긴 사진들 하나하나가 너무 매력적이었고, 한정된 여행 일정에 어디를 먼저 가봐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 많아 보였습니다. 



2. 여행을 풍성하게 해주는 역사, 문화, 인문 지식이 가득한

이 책은 시즈오카현, 기후현, 아이치현 총 세 현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그중 시즈오카현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시즈오카현에 거주했던 것 때문인지 분량 비중으로 보자면 6:2:2 정도나 7:2:1 정도일 정도로 시즈오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즈오카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으로 볼 때 시즈오카 쪽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압도적으로 많기도 했습니다. 기후현이나 아이치현은 필수 관광지가 손에 꼽을 만큼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다면, 시즈오카는 그 안에서도 갈 곳을 엄선해 골라야 할 정도로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이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고 여행 정보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 여행이 가능하도록 이 지역에 대한 역사와 문화 전반을 폭넓게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지역의 오랜 전설이나 설화 등을 소개해 주는가 하면 그 지역 특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유명하게 되었는지, 그 지역의 지형적, 기후적 요소까지 고려해 설명하고 있어 지역 자체에 대한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이 지역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던 저에게는 몰랐던 교양지식이 너무 많이 쏟아져서 지적인 재미도 있었고, 책 자체를 읽는 즐거움이 의외로 컸습니다. 책의 제목에 "산책"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계속 나와서 다 기억하기 힘들 정도였고, 노트에 적어가며 읽었습니다. 꼭 다시 찾아보고 싶거나 관심을 끄는 테마들이 많았습니다. 일부는 유튜브에 검색해서 영상을 봐가면서 읽어야 했습니다. 


책은 시즈오카에 자리한 반다이사와 타미야 사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어린 시절 프라모델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책을 넘기자마자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이 프라모델을 처음 만든 회사가 이 지역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세계적인 모터바이크와 자동차 기업 혼다, 스즈키, 야마하가 태동한 곳이라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녹차, 와사비, 마구로와 우나기 산지로 유명한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후지산 조망권인 시즈오카가 왜 특별한지, 일본인에게는 후지산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철도 마니아들의 성지라는 점이나 유명한 소설과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기후현에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있는 것이 흥미로웠고, 아이치현의 나고야 돔이라든가 나고야 근교의 지브리 테마파크 등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반가웠습니다.     




3. 여행을 가도 좋은, 못 가도 좋은. 책 자체로 가치 있는 

포르체 출판사의 날마다 여행 시리즈가 좋은 기획인 것은 단순히 여행 가이드를 표방하는 책을 기획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좋은 여행을 제안하는 접근 방식이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책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편은 그 기획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여행을 가지 않아도 책에 담긴 교양 가득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가치가 있었습니다. 


여행 정보가 빼곡한 책들도 여행에 필수 서적이기는 한데, 사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여행정보를 유튜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책 속 사진 한 장을 기준으로 선택하기에는 유튜브 영상 가이드가 너무 잘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정보형 여행 가이드 책자는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마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익숙한 분들은 여행 책자를 보시지만 특히 젊은 층을 생각하면 기본이 유튜브 영상 정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여행 가이드를 표방하는 책이 단순히 정보를 잘 정리해둔 책으로 끝나면 선택을 받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산책"은 보통 여행을 많이 안 가는 지역을 소개한 것 자체도 좋은 선택이기도 하지만, 책의 구성에 있어서 동영상 가이드에 담기 어려운 내용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이것은 여행 책인가 교양 책인가 모를 정도로 지역적인 특색부터 문화적, 역사적, 인문학적인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굳이 시즈오카에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서 친근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여행을 가도 좋고, 당장 못 가도 좋은 책 자체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이 책을 즐겁게 읽고, 아내에게 시즈오카로 여행을 가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하자마자 생소해서 전혀 관심이 없고 오키나와를 가자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아마도 아내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색다른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싶으신 분들이나, 여행은 가는데 소양을 가지고 같은 곳을 가도 더 많이 보고 느끼고 즐기는 여행을 기대하시는 분, 비록 일상이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여행은 못 가지만 일본 소도시로 여행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시즈오카 일본 소도시 여행"을 읽어보시기를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저도 여행 갈 여유는 없지만  마음만은 꼭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뭔가 슬픈 마무리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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