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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Apr 28. 2023

자기존재감 충만한 삶을 사는 방법

[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책 리뷰






1. '좋아요'에 목을 매는 사람들...

자기표현이 자유로운 개인 미디어 전성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타인의 반응에 목을 매고 살아갑니다. 내가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에 '좋아요'가 적게 달리면 자존감이 무너지고 마상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좋아요'가 많이 누적되고, 댓글 반응이 많아질수록 가슴이 따땃해지고 뭔가 충만한 기분이 마음에 가득 차 오릅니다.


이렇게 SNS 활동은 정서적인 만족감을 느끼기 가장 좋고 편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실제 현실은 모질고 볼품없더라도 SNS에 보이는 나의 일부분만큼은 환상적이고 멋지고 쿨한 모습을 연출하려고 애를 씁니다. 한 번은 정말 멋지고 정갈한 모습의 브이로그를 올리는 유튜버가 영상에 안 잡히는 주변 환경을 포함해 촬영 메이킹 영상을 올린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물만 보면 너무 멋지고 고상한 최고의 일상입니다만, 실제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촬영 소품이 일상 용품이 아니라 방금 택배로 도착한 제품이었고, 화면에 나오지 않는 주변은 온갖 정리되지 않은 용품들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카메라에 잡혀서 사람들에게 보이는 앵글 바깥세상은 완전 엉망진창이어서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촬영하는 본인도 스스로 머쓱해하지만 카메라가 돌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해서 멋지고 여유로운 모습을 연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온라인으로 꾸며진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려 갖은 애를 쓰는 걸까요? 신간 <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의 저자 츠지 슈이치는 이런 비정상적인 모습의 원인을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자기긍정감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기긍정감은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의미로 사용합니다만, 이 책의 저자 슈이치는 이례적으로 '자기긍정감을 추구하는 노력'은 '자신을 망치는 대표적인 태도'라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을 찾는데 집중하고 타인이 평가하는 조건과 무관하게 자기존재감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정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조건적인 자기 사랑에 기반한 존재의 의미에 집중하는 일입니다. 이를 매일매일 반복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2. 자기긍정감 Vs 자기존재감

이 책의 주제는 결국 "자기긍정감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자기존재감을 높이는데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책에서 자기긍정감이 무엇이고 왜 문제인지를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번역상의 문제인지 보통 대부분의 책이나 영상 등에서 설명하는 자기긍정감과 의미가 좀 다른 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내용을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이 책에서 설명하는 핵심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심리학이나 자기 계발 서적에서 설명하는 자기긍정감은 스스로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감정을 말합니다. 자기긍정감이 낮으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일이 발생하고 여기에서 수많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여러 책에서 자기긍정감은 잘난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있은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합니다.


<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에서 설명하는 자기긍정감은 타인과 비교해 성공의 결과를 따져 판단하는 인지적 자기긍정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 우위에 있지 않으면 자기긍정감을 가질 수 없고, 우위에 서게 되더라도 돌아보면 더 우위에 있는 뛰어난 사람들 때문에 늘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자기존재감은 그 어떤 조건에 상관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받아들이는 감정이나 태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성공 체험을 통한 자기긍정감보다는 나의 존재 자체를 우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일 때 가능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일반적인 심리 교양서에서 말하는 자기긍정감이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자기존재감과 더 가까운 것 같고,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자기긍정감은 일반 용어로서의 자기긍정감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훨씬 더 많이 부각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일반적으로 널리 펴져 있는 자기긍정감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책이라기보다는 타인과 비교하는 태도를 기본으로 우위의 감정을 느끼려는 심리적 현상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고, 자기긍정감이라 번역된 이 단어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자가 이 부분을 의식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문인지 유독 자기긍정감에 대해 여러 번 설명도 하고 다양한 예시를 들면서 왜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반복적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조커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서는 원래 착하고 다정한 인물이었는데, 자기긍정감 지상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격차로 생긴 열등감 때문에 사이코 악당이 되었다는 설명을 합니다. 곧이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해서도 사회적 불평등에 숨은 열등감이라는 자기부정감이 이 영화의 기저에 깔린 정서라고 지적합니다.





3. 흔들림 없는 나만의 인생을 위한 자기 존재감의 중요성

누구도 풍파 많은 인생을 원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흔들림 없이 자기다운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아도 근본적인 만족감과 충만함이 있는 자기존재감을 얻을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지고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인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을 저자는 비인지적 능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지적인 뇌는 사건과 같이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주목하지만, 비인지적 뇌는 내면의 마음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렇기에 인지적인 뇌는 비교 판단해 부족함에 주목하지만, 비인지적인 뇌는 그저 있는 그대로를 봅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인지적인 뇌를 개발하고 최대한 활용하기를 강요받습니다. 교육의 주된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잘 사용하지 않는 비인지적 뇌를 활용해야 균형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신만의 개성과 자기존재감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인지적 능력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인지하는 것입니다. 옆에 누군가 있으면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해 누가 더 나은지 판단합니다. 항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선택한 기준(키, 몸무게, 외모, 옷차림, 출신학교, 직장 등)에 의거 비교 판단하고 내가 더 낫다고 판정되면 짧은 순간이지만 행복해합니다. 이런 인지적 판단에 근거하는 태도는 끊임없이 비교하게 됩니다. 내가 더 나으면 상대를 무시하고 누군가가 나보다 더 나으면 위축됩니다. 이런 태도가 사회적인 상처와 아픔을 양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해 내 생각과 감정을 잘 관찰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생각을 주로 하는지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진정한 나의 특질을 발견해나가는 노력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자기존재감을 기르는 연습을 해나가면 행복한 삶에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혼자서 자기존재감을 기를 수 있는 간단한 14가지 비법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생의 비교우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가 지쳐 쓰러진 분이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올바른 방향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삶의 태도 중에서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문제에 대해 잘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늘 비교하고 불만족스러워 인생을 갉아먹는 부정적인 자기긍정감을 줄이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자기존재감을 찾는 비법을 알고 싶으신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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