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돈다돌아 Oct 17. 2023

직장내 오피스 빌런을 다루는
비법을 알고 싶다면?

이노우에 도모스케 <심리 대화술> 책 리뷰






1. 직장 생활이 어려운 이유, 인간관계

직장인들에게 회사를 옮기거나 떼려치고 싶은 이유로 손꼽히는 세 가지 문제는 워라밸, 표현의 자유, 동료와의 인간관계라고 합니다. 일이 너무 많아 개인의 삶이 무너지는 경우는 워라밸을 찾고 싶은 열망으로 드러납니다. 수직적이거나 답답한 조직 문화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경우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부서를 옮기거나 이직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이직이 쉬운 문제도 아니고 옮긴 회사가 워라밸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지는 미지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동료, 직장 상사와의 인간관계의 문제는 사실상 해결이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디를 가나 트롤 짓을 하는 빌런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내 앞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형국이다 보니 직장인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자 끝까지 해결이 잘 안되는 문제가 바로 직장 내 인간관계입니다. 특히 내 입장에서 더 어려운 관계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일 것입니다. 위계가 있고 내 의견을 100% 개진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본인 저자 이노우에 도모스케의 <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은 일반인에게도 적용이 가능하지만 정확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겟팅 된 인간관계 및 화술 실용서입니다. 그렇기에 프롤로그에서 '출근하기 싫어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노골적인 제목으로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 문장만 들어도 몸서리치는 직장인이 많을 테니 일단 노출만 되면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상당히 좋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 이노우에 도모스케는 의사입니다. 내과, 외과부터 여러과를 거쳐 산업의, 정신건강의 등을 겪으면서 매월 여러 회사를 방문에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다 보니 그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론에 결합된 경험이 최고의 조언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생생한 실제 경험담이 넘쳐납니다. 이 책이 지겹지 않고 가독성이 넘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2. 직장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오피스 빌런들

이 책은 정말 다양한 종류의 오피스 빌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인 제가 보기에도 저런 인간들이 정말 있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정도가 심한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도 수많은 케이스 중 극단적이고 소개할 만한 사람들만 다루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빌런 중에 잘한 건 다 자기 덕분이고 결과가 나쁘면 남 탓만 하는 사람이라든가, 일은 잘 안 하는데 스스로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 일을 성실하게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워라밸 타령만 하는 사람이라든가, 실수하면 변명만 늘어놓고 들을 줄 몰라 소통이 불가한 부하,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 편한 일을 찾아 하고 성과는 더 챙기려는 동료 등이 등장합니다. 듣기만 해도 짜증이 밀려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빌런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직이나 대 고객 접점 부서에 근무하는 경우에 겪게 되는 갑질 거래처나 고객에 대한 케이스도 알뜰 살뜰 빠짐없이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책 전체에 수많은 빌런들이 등장하는 빌런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 생각만 해도 열이 받습니다. 이 책은 심리학적으로 이런 빌런들의 심리상태와 행동 양식에 대해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론 모든 인간들이 다 이상하고 정상이란 원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다 그 많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고 믿는 편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유형도 나누고 심리 동기나 심리 방어기제 등을 통해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해하는데 나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셈입니다.






3. 중요한 건, 나의 반응, 나를 지키는 것

책의 제목이 "오피스의 빌런들 탐구" 같은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도 <심리 대화술>인 이유는 이런 오피스 빌런들의 사례를 다양하게 들면서 짜증을 돋구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빌런들을 대할 때 꼭 필요한 대화의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프롤로그에도 자신의 마음을 지키면서도 '성가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이런 '성가신' 오피스 빌런은 퇴치하고 '해치워' 버릴 수는 없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 반응이고 내가 나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성가신 사람'의 심리적 배경을 파악하고 당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금만 바꾸면 마음이 상당히 편해진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해보라.'라고 조언하는 책인 것입니다. 그냥 뜬구름 잡는 이론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이 책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만, 참으로 다행이게도 이 책은 정말 놀랍게도 실용적이라 실제로 현장에서 일어날 법한, 우리 모두가 겪어 보암직한 예시를 끊임없이 들어주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저 그런 대화술에 관한 책이 아닙니다. 어설프게 오피스 빌런들을 상대하려다가 피 보는 상황을 피하게 위해 '상대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라는 조건을 달아 은밀하게 상대를 컨트롤하고 조금씩 나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기술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상처받는 상황을 피하고 나의 마음과 자존감을 지키도록 다양한 케이스로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병이 났을 때 증상만 없애는 시술이 아니라 병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돕는 명의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책을 읽는 중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아무래도 문화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 저자가 일본 문화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준으로 쓰다 보니 한국 상황과 약간은 결이 다른 이야기도 있고, '저렇게 반응한다고?'라며 의아하게 여길 만한 상황도 간혹 등장합니다.. 예를 '서로 돕는 일을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행위라 여겨 좀처럼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내용들 말입니다.


책을 읽는 독자마다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해 조금만 응용해서 적용하면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될만한 깨알 같은 팁이 가득한 책입니다. 그야말로 실용서라 할만 합니다. 직장 생활 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인간 관계 때문에 고통받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인간에 대해 이해하는데, 혹은 내가 어디서 건 이런 빌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은 분에게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산 자와 죽은 망자가 만난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