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나의 인생
어느 날 결혼을 안 한 미혼인 남녀들이 나와서 자신의 짝을 찾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제 ‘사랑‘과 ’ 연애‘라는 단어와 멀어져 버린 나는, 갑자기 나 자신에게 마음속으로 되묻게 되었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어느 작가의 책 제목,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나 자신을 생각해 보면, 사실 ’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나 자신이 허용하지 못하는, 몆 번의 스쳐가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금 나는 아직도 싱글이고, 이제는 ’ 사랑‘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어버린 상황에 있다.
대학 시절의 나를 생각해 보면, 솔직히 이성에 관한 관심이 다른 친구들보다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더 자유로운 생각을 가졌어야 했다. 왠지 내가 나 자신을 속박해 놓고 누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정해놓은 선 안에서 내가 나 자신을 너무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더욱이 나의 인생의 속도는 다른 사람들보다 항상 느리게 갔기 때문에, 내 친구들이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일들, 결혼이나 육아 같은 일들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고 커다란 그 어떤 일도 아직 시작조차 못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은 티비를 보다가, 내가 만약 내 친구들과. 인생의 속도가 같았다면 저 나이의 자식이 있었겠다고 생각이 드는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새삼스레 그 아이의 말에 왠지 모를 위안을 받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인생의 속도라는 것도 다른 이들과 너무 차이가 나면, 내 자신도 너무 힘들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인생의 속도는 느리다고 쳐도, 나는 인생의 방향이라도 잘 잡고 있는 것일까? 아니, 심지어 지금 나의 인생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조차도 모르겠다. 나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암 진단을 받은 뒤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만 혼자 타고 있는 방향을 잃은 배처럼, 혼란스럽고 외로운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