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탐구생활_1.
나는 요즘 행복하지 않다. 왜 그런지 찬찬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암을 진단 받아서? 이 영향이 아마 제일 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암 선고를 받은 뒤부터 행복한 적이 없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내 몸 속에 암이 없고 취업해서 일하러 다닐 때도 많이 행복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 한 가지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정말 좋아했을 때. 그런데 나는 항상 짝사랑만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나는 지금까지의 내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내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그 애를 정말 좋아했지만 그 애는 결국 내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 상황 속에서 나는 내 자존심에 상처를 엄청 많이 받았고, 암은 스트레스의 영향도 크대는데 그게 내 몸에 암세포가 자리잡기 시작한 중요한 원인이 되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일 중의 하나는, 그 남자애 때문에 회사 끝나고 까페에서 1시간 넘게 엄청 울어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때까지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그렇게많이 울어본 적이 없었다. 회사 동생이 퇴근하다 내가 그렇게 많이 울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었다.
어떻게 됐든 지금 그걸 생각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금 생각하니까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행복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요즘 들어서,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암을 진단 받은 후부터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거라고 생각이 든다. 암을 진단받고 앞으로 기약이 없는 항암 치료를 해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누군가가 나에게 딱 말해줬으면 좋겠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복하기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안 그래도 내 마음 속으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인 느낌이지만 (병원에서 선고를 받은 건 아니지만), 나는 정말 절실하게 행복해지고 싶다. 그것이 유일한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