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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ia Sep 16. 2024

마음 속에 사랑을 충전해야 할 때

행복 탐구생활_2.


암을 진단받고 나서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사람은 진짜 정확한 때는 없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그 시기”의 범위 안에 중요한 큰 일들을 해놓아야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그 중요한 큰 일이란 예를 들어 결혼, 취업 같은 일들이다. 하지만 그 타이밍이 한 번 안 맞는 순간, 마치 셔츠의 단추 하나를 잘못 맞추면 셔츠의모양새가 이상해지듯이, 평범하게 살지 못하고 쉽게 갈 수 있는 인생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게 바로 내 경우인 것 같다.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제는 비혼주의자가 되버렸지만, 혼자 살아야 할 생각하니까 마음이 답답해진다. 결혼을 안 하는 것은 내 인생의 시나리오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결혼해야 하는 나이를 정해 놓은 적은 없지만 언젠가는 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지 혼자 살 거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결혼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어느 비석의 묘비명이 떠오른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나는 대학교를 다닐 때부터 연애와 사랑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대학 다닐 때는 항상 대학교(정확히는 대학교 이름)에 만족하지 못해서 어떻게 다른 대학교로 편입할 수 있을지만 신경을 썼고, 소위 말하는 TMI지만, 내 부모님이 서로 화목해 보이는 모습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결혼에 대한 로망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항상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들을 티비에서 접할 때마다 점점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쌓여져 간 것 같다.


내가 이성과 단 한 번이라도 깊은 사랑을 해봤다면 암 진단을 받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내 마음 속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메말라 버려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큰 병을 얻고 나니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 말고는 다른 중요한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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