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호수의 단단한 얼음 위로 밤사이
얼음의 대팻밥 같은 흰 눈이 쌓였고
호수를 가르는 물길이 났다
달빛의 그늘 같은 얼음장 아래
그윽한 어둠 속에서 물고기는 대체
몇 번의 입김을 불어 숨구멍을 만들었나
철렁이는 얼음 조각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물풀 사이에 어린 새끼를 숨겨두고
저 너른 호수에 생겨난 물길은
하늘이 보일 때까지 부푼 입술로
허공을 들이받으며 수만 번 오르내린
어미 물고기의 기나긴 흉터
하얀 호수 한편에 투명한 길이 나 있다
둑방처럼 쌓인 어미의 상처를 헤치며
먼바다에 이르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