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싶다
바지에 커피를 쏟아
집에 오자마자 손빨래를 시작했다.
여느때 같으면 그냥 대충 닦아
빨래통에 넣었겠지만,
오늘만큼은 내 실수로 남긴 커피 얼룩을 단 1분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과
세제의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몇 차례의 행굼물을 교체해가며
점점 깨끗해져가는 바지를 보니 기분마져도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힘차게 내딛었던 손의 움직임은,
바지의 얼룩만을 지웠던건 아니었나보다.
살면서 우리는 꾀나 많은 얼룩을 마음에 묻히고 산다.
오늘 회사에서 들은 그놈의 말 한마디,
내 자신에 대한 실망감,
페이스북에 보이는 아무개의 허세소식 같은 것들은
우리 마음에 크고 작은 얼룩으로 남는다.
마음에도 30분 만에 얼룩이 지워지는 세제 같은 것이 있다면..
마음을 벗어 손 빨래를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마 매일 손빨래를 한대도 부족할 지 모르지만,
깊고 절대 지워지지 않을 얼룩을 남기는 일은 없지 않을까..
매일 보고 찝찝해 할 얼룩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