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하늘 호수, 류시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웃음 터진 순간

by 소이

어릴 적, 방 안에서 혼자 웃다 너무 크게 터져 나온 웃음소리에 동생이 문을 열고 들어온 적이 있다.


“언니, 어디 아파?”

내 손에 들려 있던 건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었다.


수필 안에서 작가의 쿨함 때문에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가볍고도 깊어, 괜히 따라 웃다가 마음까지 풀려버렸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속 어딘가에 작은 바람이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가볍게 웃음 짓던 순간에도 뜻밖의 울림이 오래도록 잔잔히 파문을 일으켰다.


그 순간부터였다. ‘류시화 시인의 글, 더 읽어보고 싶다’는 갈증이 시작된 건.


그 뒤로 내 곁에는 늘 책이 있었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마음 챙김의 시, 지구별 여행자, 그리고 아직 펼치지 못한 책들까지. 읽을 때마다 감각이 달라지고, 어떤 건 웃음을, 어떤 건 묵직한 울림을 안겨주었다.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더 많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더 좋다.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다가올 장면을 예고하는 영화 트레일러처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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