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저녁 빛이 노을을 머금고
마지막 붉은 입술로 안녕을 고할 때,
그는 한 손에 캐리어를 들고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가운을 벗어 든 채 달려 나왔다
구두를 신은 것 같지 않은 걸음으로
그의 앞으로 무너지듯 다가섰다.
그는 그녀에게 무어라 말했다.
처음엔 잘 들리지 않았고
여자는 반 걸음 더 다가섰다.
그 순간,
모든 빛과 소리가 사라지고
세상에는 오직 둘의 심장 소리만 남았다.
남자의 심장은
투명한 유리처럼 그녀의 눈앞에 드러나 있었고
심장 속 불꽃이 눈빛으로 흘러나와
그녀의 무의식을 흔들어 무너뜨렸다.
알 수 없는 눈물이 그에 눈에 고였고
그녀는 반 걸음 더 다가섰다.
그의 목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흘러나왔다.
“할 수만 있다면… 너에게 세상을 다 주고 싶다.
하지만, 주는 순간…
네가 떠날까 두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