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랑할 때

by 소이

캠퍼스에 저녁 빛이 노을을 머금고

마지막 붉은 입술로 안녕을 고할 때,


그는 한 손에 캐리어를 들고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가운을 벗어 든 채 달려 나왔다

구두를 신은 것 같지 않은 걸음으로

그의 앞으로 무너지듯 다가섰다.


그는 그녀에게 무어라 말했다.

처음엔 잘 들리지 않았고

여자는 반 걸음 더 다가섰다.


그 순간,

모든 빛과 소리가 사라지고

세상에는 오직 둘의 심장 소리만 남았다.


남자의 심장은

투명한 유리처럼 그녀의 눈앞에 드러나 있었고

심장 속 불꽃이 눈빛으로 흘러나와

그녀의 무의식을 흔들어 무너뜨렸다.


알 수 없는 눈물이 그에 눈에 고였고

그녀는 반 걸음 더 다가섰다.


그의 목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흘러나왔다.


“할 수만 있다면… 너에게 세상을 다 주고 싶다.

하지만, 주는 순간…

네가 떠날까 두려워.”


화, 목 연재
이전 29화실험- 차원의 잔해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