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제스처

by 소이

겨울로 넘어가는 새벽이라 그런지, 공기가 단단하게 얼어 있었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창 밖은 아직 어두웠다. 선배는 좋아하는 곡을 틀고 조용히 운전했다.


“소이야, 결혼하게 될 것 같은데… 선물처럼 뭐 하나씩 사줄게. 3개월마다.”


그 말이 어딘가 우스워서 웃음이 터졌다.

“계약 연애도 아니고, 무슨 3개월이요?”


그가 짧게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까지 나랑 사귀고 네가 다른 사람 못 만나겠지만… 평생 선물 한 번에 다 해준다는 느낌으로?…”


그 말 후, 둘은 말이 없었고 차 안엔 노래만 흐르고 있었다. 창밖의 도시는 서서히 빛을 찾아가고, 나는 그와 나 사이의 공기가 낯설 만큼 가까워지는 걸 느꼈다.


직장 근처에 다다랐을 때, 그는 조용히 내 손을 잡았다. 손끝이 닿은 그 짧은 순간,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그의 입술이 내 손등을 스쳤다.


“좋은 하루 돼.”

그 인사는 오래도록 내 손에 남았다.

사랑이 꼭 화려해야 하는 건 아니구나.

때로는 조용한 한마디, 작은 제스처가 명품보다 오래 남는다는 걸, 그날 새벽 조용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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