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타이밍

by 소이

선배랑 출근 전 새벽 운동을 하기로 했다.

“소이야, 아메리카노 마셨어?”

“네.”


“공복에 카페인 들어가야 교감신경 좀 더 깨우고 지방 연소 좀 시키지. 그냥 뛰면 헛수고야.”


아침 6시, 헬스장 입구.

그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단호했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무리하지 말고, 심박수 올라가면 입 다물고 뛰어. 알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 락커룸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왔을 때, 거울 너머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분.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소이씨 아니에요? 요즘 어떻게 지내요?”


심박수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대답하려던 찰나, 옆에서 선배가 물병을 내밀며 끼어들었다.

“네. 소이 잘 지냅니다.”


공기가 순간 정지했다.

그 남자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괜히 러닝머신 위로 올라가 버튼을 눌렀다.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심박수 급상승. 좋아. 운동 효과 확실하네.”


그날 아침, 나는 러닝머신이 아니라

조마조마한 기억 위를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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