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우연, 인연

by 소이

선배를 위해 특별한 요리를 준비해보고 싶었다. 저녁에 선배를 만나기 어려운 날이면, 백화점 문화센터의 요리 교실에 참여했다.


내 일은 일정한 시간에 끝난다. 반면 선배는 종종 늦게까지 일을 했다.


“오빠가 연락이 안 되는 날은, ‘우리 서방님 돈 버시느라 고생하시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는 늘 그렇게 웃으며 말했다.


가끔은 정말로 급한 스케줄이 생기기도 했다.


문화센터에 세련된 주부들이 많았다. 늘 각이 잡힌 블라우스와 구두, 그리고 은은한 향기.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입고 다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조금 젊은 사람들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신혼을 준비하기엔 늦은 나이였는데, 다들 눈치채셨는지 “결혼 준비예요?” 하고 물었다. 나는 민망해서 “남자친구에게 맛있는 걸 해주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그 마음이 참 예쁘다”며 전체 박수를 쳐주셨다.


첫 요리는 신기하게도, 선배가 늘 말하던 ‘얇은 돈가스’였다. 광장시장에 갔을 때 두리번거리며 찾던,

“요즘은 그런 거 안 팔아.”라며 투덜대던, 그 오래된 요리.


그때 알았다. 우리가 인연이었구나. 첫 요리가 그가 그리워하던 요리라니. 그에게 선물처럼 해줄 수 있는 요리. 우리 마음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기뻤다.


레시피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어느 날 저녁, 선배를 위해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정육 코너에서 특별히 고기를 아주 얇게 썰어달라 부탁하고 난생처음 계란물과 밀가루, 빵가루를 차례로 묻혀 살짝 튀기듯 구웠다.


늦은 밤, 선배가 돌아와 한입 베어 물었다.

“음… 맛있다.”

그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맺혔다. 긴 속눈썹이 반짝였다.


그 순간, 내 하루 저녁의 수고가 이유를 찾았다. 진심으로 뿌듯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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