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초대 2

그날의 선물

by 소이

화장대는 무사했다. 그날의 열기만 아직 방 안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동시에 웃었다. 창밖으로 바람이 스치고 커튼이 느리게 흔들렸다.


“나랑 결혼하면 말이야.”

그가 창가에 기대며 말했다.

“다른 사람과는 다를 거야. 객관적으로 장점이 많지.” 그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엔 묘한 확신과 설득이 있었다.


나는 준비해 둔 선물을 꺼내 건넸다.

“전동면도기예요. 오빠가 쓸 때마다 내 생각하게요.”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집에 보니까… 쓰던 게 오래된 것 같아서요.”


그는 미소를 지었다.


“나도 말은 안 했는데 주문해 둔 게 있어. 다이슨 에어랩.”

그의 시선이 내 머리카락에 머물렀고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살짝 말았다.

“이렇게 굵게 말린 머리… 이뻐 보여…”


선배는 살짝 귓속말로 지나가듯 말했다.

“이상하게 섹시해 보이더라.”


순간 웃음이 터졌다.

“오빠, 못 말려요.”


그 말에 그는 조용히 웃었다. 방 안에는 따뜻한 공기와 가을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온도에 기대어 말없이 잠들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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