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인사
블루보틀, 놀라
사실 블루보틀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내 감성은 자극되곤 한다.
그날도 무심결에 그 파란 간판 앞에 멈춰 섰고, 나도 모르게 커피 전문점 안으로 들어섰다.
어정쩡하게 서 있던 나에게
상냥한 목소리가 다가왔다.
“주문하시겠어요?”
나는 살짝 당황한 듯, 추천을 부탁드렸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놀라, 부드러움이 있는 커피예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시원한 커피, 유리잔에 주세요.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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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금에서 느껴진 부드러움.
마음 깊이 스며드는 감미로움.
그날 이후로, 아침마다 놀라를 찾았다.
스트레스가 많던 시기, 잠시 숨을 쉬게 해 준 작은 습관이었다.
그러다 어느새 일상이 회복되었고, 자연스레 커피와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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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여름 아침.
살짝 식은 공기에 마음도 느슨해진 어느 날, 다시 블루보틀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주문하시겠어요? 낯이 익어요. 자주 오셨던 분이죠?”
나는 놀란 듯 웃으며 말했다.
“네, ‘놀라’ 추천해 주셔서… 유리잔에 담아 마셨어요. 기억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녀도 웃었다.
우리는 잠깐 눈을 마주쳤고, 짧은 인사를 건넸다.
그 따뜻한 시선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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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고,
잔 속 얼음이 녹아 또각이는 소리.
그 청량한 울림은 블루보틀이라는 공간과도 잘 어울렸다.
상쾌하면서도 조용한 위로가 되던 아침.
그렇게 오늘도,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 하루는 조금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