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악장 – 에필로그

by 소이

선배의 집.


문이 닫히자 그는 물러서지 않고 그대로 내게 다가와 허리를 감아 안았다.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넘기며 내 얼굴을 확인하듯 바라보는 눈빛이 먼저 말을 대신했다.


그날 밤의 선배는 유난히 조용했다. 그 조용함은 편안한 고요와는 달랐고 마치 마음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는 사람의 침묵 같았다.


내 숨이 그의 어깨 쪽으로 스치자 그의 눈매가 아주 살짝 흔들렸다.


“소이… 나한테서 눈 돌리지 마.”


낮게 떨어진 목소리는 부탁이라기보다 지금 내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단단한 선언에 더 가까웠다.


옷걸이에 걸린 코트 주머니 속 휴대폰이 계속 진동했다. 나는 무심코 손을 움직였지만 그는 곧바로 내 손목을 잡아 멈춰 세웠다.


“안 봤으면 해.”


그의 손에는 단호함보다 두려움이 먼저 느껴졌고 욕망보다 나를 잃지 않으려는 불안이 더 선명하게 전해졌다.


진동은 끊임없이 울렸지만 그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다가와 내 목덜미 가까이에 숨결을 떨어뜨렸다.


“지금은… 나만 생각해.”


그 순간 그의 손끝이 등을 따라 천천히 올라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온기에는 불안과 질투와 사랑 나를 잃고 싶지 않은 절박함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 밤의 선배는 나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기보다

나 없이는 숨 쉬는 방법을 잊은 사람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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