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금빛 아이섀도를 봤는데 품절이라
집으로 따로 배송해 주기로 했다. 등기처럼 직접 받아야 하는 물건이라 배송 기사님이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와 주시겠다고 했다.
괜히 마음이 들떠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했다.
차를 조금 더 빨리 몰고 집으로 향했다.
봉투를 건네받는 순간 나는 습관처럼 살짝 열어 색을 확인했다. 기다렸던 물건을 드디어 받았다는 그 작은 기쁨에 얼굴이 저도 모르게 환하게 웃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던 할아버지 기사님도 아이가 웃는 걸 보는 어른처럼 따라 웃으셨다. 잠깐이었지만 서로의 표정이 햇빛처럼 부드럽게 번져갔다.
가방 속을 뒤져보니 작은 탄산수 하나뿐이었다.
그걸 조심스럽게 건네며 감사하다고 인사드리자
그분은 고맙다며 다시 한번 웃었다.
그저 작은 물건 하나였는데 발렉스로 받는 묵직한 택배보다, 이 작은 봉투가 더 설렜다. 기분이 훨씬 환해졌다. 오늘 하루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가볍게 기울어진 것만 같았다.
색이 너무 예뻤다.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