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밤의 가장자리

by 소이

선배는 지인에게 선물 받았다는 와인을 들고 왔다.

병을 여는 순간, 방 안에 달콤한 향이 조용히 퍼졌다.


“이건,”

그가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네가 좋아할 맛일 것 같아.”


“한 모금만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술을 즐기는 편도 아니었고, 그날은 일정이 많아 유난히 피곤했다.


“정말 한 모금.”

나는 한 번 더 덧붙였다.


“알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딱 그만큼.”


와인은 생각보다 달았다. 먼저 몸이 반응했다. 정신이 아주 천천히 잠 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


“괜찮아?”

그가 묻자,


“네… 그냥 좀.”

대답은 말보다 숨에 가까웠다.


그 뒤의 시간은 기억이라기보다 나른한 감각의 잔향에 가까웠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선배는 창가에 서 있었다.

커튼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잘 잤어?”

그가 먼저 물었다.


“저… 바로 잠들었죠?”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그는 놀란 듯 잠시 나를 보다가 작게 웃었다.


“나는 네가 깨어 있다고 생각했어.”


“… 그래요?”


“내 품에 안겨 있었거든.”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기억이 없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숨을 골랐다.


조금 망설인 뒤,

“괜찮아?”


침묵이 흘렀다.


“애교를 부리긴 했어.”

그가 덧붙였다.

“아주 조용히.”


그 말이 아침 공기처럼 차분하게 내려앉았다.


“와인이… 너무 달아서였나 봐요.”

내가 말했다.


그는 웃지 않고 대신 천천히 말했다.


“네가 자고 있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고...”


잠시 멈춘 뒤,


“깨어 있었다면, 그건 더 다정한 기분이 들듯...”


잠시 뒤 그가 덧붙였다.

“여하튼 … 어젯밤 달콤했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괜히 얼굴이 뜨거워져서 반지만 만지작거렸다. 약혼자라는 말보다 더 많은 것들이 그 아침에는 그저 말없이 놓여 있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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