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흐른다

by 소이

요즘 저는

제 자신이 조금 낯섭니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인데도

당신이 없는 시간은

방향을 잃은 강물처럼

자꾸만 길어집니다.


사랑을 건네던 사람들은

제 삶에 참 많았습니다.

그들은 늘 저를 비추는

익숙한 별빛이었고,

저는 그 아래에서

굳이 손을 뻗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했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받는 쪽의 일이었고

마음은 늘

제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만나고부터

저는 제 마음이

밖으로 흐르는 것을

처음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눈 녹은 물이

스스로 강을 찾아가듯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당신 쪽으로 향해 버리는 마음을요.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하루의 첫 생각이

제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것,

제 손길이

제 체온보다 먼저

당신의 온기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원래

저 자신만 알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어느 날

관심조차 두지 않던

남자 옷 앞에 서서

당신의 어깨선을

조용히 가늠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곤 합니다.


사랑은

이렇게 사람을 바꾸는 일이었나 봅니다.


받는 데 익숙했던 저는 이제

흘려보내도 괜찮을 만큼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오랫동안 아껴두었던

가장 깊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내어놓습니다.


당신도

저와 비슷하신가요.


이 질문은

입술까지 올라왔다가

끝내 말이 되지 못하고

눈물처럼

다시 마음속으로 내려앉습니다.


만약 이 사랑이

떨어지는 별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혹은 늦은 봄의 벚꽃처럼

조용히 흩어져 버린다면,


저는 아마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느리게,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더 진심으로만.


이 마음은

한 사람에게 닿기 위해

별처럼 오래

제 안에 머물러 있었던 것일까요.


아직은

답을 알지 못한 채로

오늘도 저는

조용히

흐르게 두겠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Image Artist Unknown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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