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카티와 자유

영화 속 두카티

by 소이

두카티가 멋지다고 처음 느낀 건

영화관에서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을 보다가였다.

샤이아 라보프가 아침 햇살 속 늦잠을 자고 일어난 연인 캐리 멀리건을 태워 데려다주는 장면 그리고

바이크를 타고 금융 거물과 대결하는 장면.

그때 처음 두카티라는 기계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어떤 기묘한 에너지를 가진 존재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또 하나 잊히지 않는 장면

‘샤넬 향수 코코 마드모아젤‘ 광고 속 키이라 나이틀리.

그녀는 향수를 한 번 뿌리고

하얀 슈트에 하얀 두카티를 타고

고풍스러운 파리 거리를 자유롭게 질주한다.


두 장면은 전혀 다른 맥락에 놓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다.


두카티는 단순히 달리는 기계가 아니다.

타는 사람의 영혼을 드러내는 무대이자 자유 그 자체라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속에 묘한 해방감이 일렁인다.

마치 나도 언젠가 저렇게 바람을 가르며 달려볼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데 내 현실은 좀 다르다.

지금 타는 차의 별명은 ‘어항.’(동생이 네이밍 해준)

선팅을 너무 약하게 해서 밖에서 다 들여다보인다.

달릴 때마다 투명한 상자 속에 있는 기분. ㅎㅎ


아마 그래서일 거다.

두카티가 더더욱 자유로워 보이는 건.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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