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해진 머리 탓을 하면서 말이다.
신경가소성은 몇 분 혹은 며칠 동안만 지속될 수도 있고, 몇 년이고 계속 유지될 수도 있다. 몇 분 동안 지속되는 단기 민감화에서는 뉴런 사이의 신호를 전달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이 다량 방출되며, 단기 습관화에서는 소량만 방출된다.
이러한 민감화나 습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시냅스의 구조가 바뀌게 된다.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결 개수에 달라진다. 에릭 캔델의 동물 실험을 보면, 시냅스전 말단의 개수가 1300개인 감각 뉴런이 장기 민감화에서는 2700개로 증가하였고, 시간이 지나 민감화가 사라지면 1500개로 줄어들었다. 원래보다 약간 많은 상태가 되는 데, 이는 이미 배웠던 것을 두 번째 배우면 더 빨리 배우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 습관화에서는 시냅스전 말단의 개수는 850개로 줄어들었다. 단기 민감화(또는 습관화)는 기능의 변화가 생기는 반면에 장기 민감화(또는 습관화)에서는 해부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불평하곤 한다. 둔해진 머리 탓을 하면서 말이다. 슬프게도 맞는 말이다. 먼저 말해두지만, 신경가소성이 발생하는 기전은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을뿐더러 많은 요인들이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만 잘 해결한다고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한다면, 당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오메가 3 섭취다. 인간의 뇌는 50퍼센트 이상이 지방으로 구성된다. 오메가 3의 DHA는 뇌 세포막을 유동성 있고 유연하게 만들기 때문에 신경가소성이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한다.
반면에 포화지방산은 세포막을 경직되게 만들어 신경가소성을 저해한다. 오메가 3은 고등어, 꽁치, 삼치, 연어, 아마씨 등에 풍부하다. 이런 음식을 일주일에 1~2회 섭취하고, 영양보조제를 성인의 경우 1일 1000~2000mg, 어린이의 경우 500~1000mg 복용하면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상시스템을 이용해도 신경가소성을 더욱 잘 일으킬 수 있다. 보상이란 내가 무언가를 경험했을 때 느끼는 긍정적 느낌이나 감정을 총칭해서 말한다. 이것은 성취감, 자신감이나 기쁨이 될 수도 있고, 금전적 보상 같은 물질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보상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뇌에서 긍정적 느낌을 받으면 그러한 행동을 하도록 계속해서 종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하는 방향으로 신경회로를 재배선하려면 보상 시스템을 같이 가동해야 한다.
아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해 이런 보상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좋은 행동이나 결과를 얻었을 때, 그때의 좋은 느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거나 성취감을 충분히 만끽하게 해주는 것이다. 보상이 반드시 물질적 보상일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과 나누는 대화나 느낌, 생각, 행동 등의 자극이 뉴런 활동 패턴에 변화를 일으키고 우리의 뇌를 미세하게 변화시킨다. 이러한 미세한 변화는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하므로, 우리의 뇌는 모두 다르다.
일란성쌍둥이의 뇌도 각자 다른 경험을 하므로 다르다. 이렇게 창조된 뇌는 ‘나’라는 사람의 생물학적 토대가 된다.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되고 싶은 나’를 ‘창조’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험을 해왔고 또 지금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사소한 경험이 당신의 두뇌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특정 경험이나 자극은 건강한 생각과 행동을 유도하지만, 다른 경험이나 자극은 원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시킨다. 당신이 하는 경험 하나하나가 당신의 사고, 습관, 행동 방향을 설정하고 결국 당신의 미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