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기 1
집중하기 1
어느 날 워런 버핏은 그의 개인 비행기 조종사인 스티브에게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25개를 써보라고 했다. 스티브가 많은 생각을 한 후 25개의 목록을 작성하자, 워런 버핏은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5개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했다. 스티브는 결정하기를 주저했지만, 워런 버핏은 오직 5개만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는 고심 끝에 5개를 골랐다.
워런 버핏이 말했다.
“절대적으로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 확실한가요?”
조종사는 확실하다고 답했다.
그들은 이들 5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할지 함께 계획을 세웠다. 이윽고 조종사는 말했다.
“워런, 이것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이예요. 당장 내일부터 시작할 거예요. 아니, 오늘 밤부터 시작할 거예요.”
일단 상위 5개에 대한 계획이 세워지자, 워런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나머지 20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요? 이것들을 위한 당신의 계획은 무엇이죠?”
스티브는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상위 5개가 일차 목표이고 나머지 20개도 가까운 미래에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그것들도 여전히 중요하니까요. 5개를 이루는 동안에 간간히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당장 해야 할 것들은 아니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의 말을 들은 워런의 대답은 놀라웠다.
아니요. 틀렸습니다. 동그라미를 치지 않은 나머지 것들은 당신이 어떻게든 피해야 할 것들입니다. 당신이 상위 5개를 성공하기 전까지는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야 할 것들입니다.
나는 이 일화를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의 통찰력에 놀랐고, 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 뇌는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어서, 한 번에 많은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뇌는 약 12와트의 전류로 작동하는 데, 이는 냉장고 전구 전력의 1/3 정도이다. 따라서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뇌는 순위를 정해서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밴더빌트 대학의 르네 마로아의 연구는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처리한 사람은 하나씩 처리한 사람에 비해 실수는 두 배 이상, 시간은 30퍼센트 더 걸렸다. 워런은 직감적으로 뇌를 어떻게 써야 할지를 알았던 듯하다.
이러한 비밀은 워런 버핏만 알고 있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옷장을 열면 같은 회색 양복이 여러 벌 걸려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도 마찬가지다. 스티브 잡스 하면, 검정 터틀넥과 청바지, 스니커즈를 입은 모습이 떠오른다. 그가 검정 터틀넥을 제작한 디자이너에게 같은 옷을 수십 벌 주문한 일화는 자서전에 잘 나와있다. 주커버그가 매번 입는 회색 티셔츠도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주커버그는 한 강연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이 사회를 위해 어떻게 하면 최대한 헌신할 수 있나 고민하는 것 말고는 최소한의 결정을 내리도록 삶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무슨 옷을 입나, 아침으로 무엇을 먹을까 같은 사소한 결정을 하는 과정은 당신을 피로하게 만들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심리학 이론이 많습니다.”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두고 나머지 것들은 무시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적 무시를 ‘집중’이라고 한다. 뇌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것을 버거워한다. 집중해서 한 마리씩 잡는 방법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만약 누군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성공리에 마치고 싶다면 워런 버핏의 방법을 쓰기를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