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런던에 와서 구직활동한지 약 2달 반만에 9월 30일, 드디어 오퍼를 받았다. (아직 계약서 사인은 못했기에 확정이 되고 나서 이 글을 올리려고 한다.) 그리고 다음주에 출근할 예정이다. 영국에서 지내는 지금까지는 신기할만큼 운이 좋은 것 같다. 그동안 구직활동 했던 내역을 정리해본다.
영국에 지원한 이력서는 easy apply를 포함해서 약 100여개를 넣은 듯 싶다. 나중에는 대충 쓴건 리스트에 넣지도 않아서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다. 대다수의 회사는 내 이력서를 보긴 한 건지 의문이지만, 서류 단계에서 응답이 오지 않은 회사들도 많고, 거절 메일을 받은 것이 대다수이다. 직접 지원해서 서류를 붙은 건 2건이고, 이외에는 레퍼 혹은 직접 링크드인으로 메세지가 와서 진행했다. 모두 스크리닝 콜이 있었고, 과제전형, 라이브코딩 테스트(알고리즘과 알고리즘 아닌 코드구현형식 둘 다 경험해봤다. 하지만 한국처럼 그냥 문제주고 시간내에 푸는 경우는 없었고, 모두 라이브코딩으로 푸는 방식이었다. 문제가 적힌 텍스트를 읽는게 아닌 그 자리에서 말로 설명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시스템디자인 인터뷰, 컬쳐핏, 줌이 아닌 오피스 면접 등 많이 보지도 않았는데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전형을 다양하게 겪어본 것 같다. (조금 자세하게 적었다가 혹시나 문제 될까봐 얼추 이렇게 적어본다.)
내가 직접 넣어서 서류를 통과한 건 단 2건이었다. 심지어 하나는 스크리닝 콜에서 비자 문제로 커트 당했다. 이러니 힘들 수 밖에...ㅠㅠ 보기는 할까 싶은데 서류를 계속 넣는 과정 자체가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래도 생각보다 다양한 인터뷰 전형을 겪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나고 나니 하는 말이다.)
몇몇 기업은 처음 지원했던 기업에서 탈락발표가 나고, 아.. 이게 되는걸까 불안해하며 다시 도서관으로 출근하면서 지원하던 첫주에 연락이 왔었다. 이걸 보면서 끝이 진짜 끝인 것 같아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B기업은 A 기업에서 인터뷰를 보자고 해놓고 아무런 연락을 못 받다가 연락이 왔던 주에 메세지를 받았다. 뭔가 운이 오려면 같이 오는 건가 싶다는 느낌도 받았다. 인터뷰가 남아있던 기업도 너무 재미있어 보였지만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생각했고, 오퍼 받은 곳에 협상 조차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짧다고 할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길었던 구직과정을 어서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이다.
스타트업의 채용과정은 꽤나 flexible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될 듯 싶다. 해외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는데 말이다. 아마 최초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채용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과 과정, 그리고 네트워킹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터뷰 과정 중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 좋아보였기에 회사도 재미있게 다닐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인터뷰에 강아지가 오는거... 이것 또한 복지 아니냐며... 남의 댕댕이 보는 재미로 회사가는게 더 즐겁지 않을까?!ㅎㅎㅎ
처음에 3개월 생각하고 왔는데, 그 안에 구직을 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야호~~ㅎㅎㅎ 그리고 그 동안 진짜 매일같이 영국도서관에 출근했는데, 이 곳에서 준비할 수 있어 좋았다. 오퍼를 받은 오늘도 영국 도서관 광장 테이블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다만 지난 날들과 다르게 오늘은 불안감이 아닌 여유롭게 있다는 것이다. 날씨도 좋고 너무 좋다. 헤헤 근데 오퍼 받은 날에도 습관처럼 도서관에 오는 게 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렇다. ㅋㅋㅋ
특히 근래 1달 정도는 매일 여기 와서 준비했다. 고등학생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대학 시험기간이나 취업준비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4~5년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개발자로 전향하기 위해 준비하던 날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코드를 보면서 준비하던 기간들이었던 것 같지만 좀 그 순간들을 즐기기도 했다. 하루종일 공부하다 문 닫을 때 집가는 그 감정 말이다. 하지만 날도 더 추워지고 오지않는 메일함을 계속 확인하는 날들이 길어지게 되면, 내가 언제까지 이 생활을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제일 컸다. 안 되면 안 되나보다 하고 알바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라던 오피스 출근을 다음주부터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이제 내일이 바라고 바라던 첫 출근일이다! 기대반, 걱정반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도전하는 모든 분들이 이 글을 본다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행운이 따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