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real
아직도 시차 적응이 안돼서 새벽 3시쯤마다 깨고 있다. 깰 때마다 아 방 구해야 되는데 이 생각에 spareroom을 찾아보게 된다. 오늘도 새벽에 깨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message도 보내보았다. max 예산은 850으로 잡았고, 서쪽이 괜찮대서 서쪽일부랑 동쪽은 위험하다고는 하는데, 역 가까운 동쪽은 또 괜찮아 보여서 그 위주로 저장하고 보내보았다. 9시쯤에 뷰잉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와서 점심때 일단 뷰잉 가보기로!
북쪽에서 서쪽까지 가로지러 가려고 하고, 역까지 날 좋은데 30분 정도 걸어가고, 내려서도 30분 걸어가니... 2시간이나 걸렸다. 친구가 말해준 산책길로 역까지 걸어가 봤는데, 처음엔 수풀 같아서 괜찮은가 싶었는데 동네 사람들 조깅하고 강아지 산책시키는 너무나 평화로운 길이었다. 여기에서 큰 개를 산책시키는 것을 자주 보는데, 거의 사람보다 말을 잘 듣는 것 같다. 교육이 참 잘되어 있다. 역 가는 길에 Lebera에서 전화가 또 와서 오늘은 받았는데, 뭐 가입 전화인 줄 알고 경계했는데, 프로모션 코드를 알려주는 전화였다. 여기서 처음 전화 영어네. (근데 내 비자 국가랑 기간은 왜 물어보는 거지?!)
Putney 지역 갔는데 에어컨도 안 나오는 라인 타다가 District Line 타니까 한국 지하철 같고 시원하고 좋더라. 갈수록 동네가 점점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Putney지역 자체는 좋아 보였고, 뷰잉 하기로 간 집 쪽은 좀 안쪽으로 들어가야 돼서 거의 주거지역이었다. 주변에 집 밖에 없어서 나와서 뭐 사려면 좀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방 자체는 사진이랑 똑같았고 괜찮았는데, living room이 없어서 아쉽더라. 그리고 flat mates 들도 나를 못 보겠지만, 나도 flat mates들을 다 볼 수 없는 게 아쉬웠다.
해는 점점 뜨거웠고, 반팔을 입고 나온 것을 후회했지만 선글라스는 챙겨 다행이었다. 동네 구경할 가장 시내로 가는 430 bus를 타고 Victoria & Albert Museum까지 갔다. Putney, Fulham, Brompton을 지나가는데, 동네 좋더라... 몇 골목은 덴마크에서 살던 한적한 aalborg 골목이 생각나기도 했다. 구경은 너무 잘했는데 밖보다 에어컨과 창문이 없는 버스가 진짜 너무 더웠다..ㅠㅠ 버스에서 내리니까 너무 시원하더라!
버스에서 내려서 눈앞에 보이는 게 자연사 박물관이랑 Victoria & Albert Museum이었고, 버스 종점이 Victoria & Albert museum이라 들어갔는데 역시나 free! 상설 전은 공짜였다. 내부에 들어가서 몇백 년 전 사용되던 물건들과 전시를 땀 식힐 겸 쓱쓱 지나가면서 보는데, 그냥 들어와서 보는 그 상황에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박물관에 있는 사이 East Acton 쪽에 메시지를 보내 놓은 곳에서도 뷰잉 하자고 연락이 와서 약속을 잡고, Central line을 타기 위해 Hyde park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11년 전쯤, hyde park 근처에 호스텔을 잡고 머물렀던 것 같은데, 이 근처는 다 너무 잘되어 있더라. 진짜 Central이구나, 부촌이구나 느껴졌다. 하이드 파크에서 그냥 그늘에 누워있는 사람들 해 쬐는 사람들 모두 너무 평화로웠다. 다음에 자연사 박물관도 구경하고 하이드 파크에도 피크닉 와야지! 예전에도 여행 왔을 때도 자연사 박물관은 안 가봤던 것 같다. 다음에 놀러 와서 또 구경해야지! 문화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이런 모든 것들을 지나가며 볼 수 있다는 게 엄청난 큰 자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뷰잉을 하고 나서는 친구네가 그리워졌다. 이미 너무 지쳤기도 하고, 이게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 없는 사람은 집도 못 구하냐고요! 그리고 너무 좋은 동네를 보고 와서 그런지 동네 분위기도 좀 다르게 느껴졌다. 작은 튜브에서 키 큰 외국인들이 나오면, 앨리스 기차에서 커진 거인이 나오는 느낌이 든다. 안에서 허리는 펴고 있을 수 있는 거겠지?
또다시 환승에 환승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고, 친구가 원하면 지내고 있는 숙소 렌트해 줄 테니 더 있어도 된다고 하더라... 감동... (원래 렌트할까도 생각하고 있었다고!) 이렇게 해준다면 여기 더 있는 게 좋은데~?! 간단한 저녁을 먹고, 친구와 술 한잔 하면서 처음 정착한 얘기랑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덴마크 시절 추억도 떠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 Gemma 없었다면, 어떻게 하려고 여길 그냥 왔지? 참 행운이다.
- 구경하려고 한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런던 시내구경
- Surreal! 그냥 들어가서 구경하는 게 이런 전시라고?!
- 집 구하는 걱정은 접어두고, 직장 먼저 구해보고 일상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