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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애 Dec 20. 2023

치킨 못 참겠어요ㅜㅜ 다이어트 중 00 먹는 방법 좀ㅜ

제목에 치킨을 적었네요...

이 질문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00에 치킨 말고 다른 걸 넣어도 되겠네요, 어떤 음식을 넣고 싶은가요?ㅎㅎ) 


치킨을 쓰니 문득 이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습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오늘 눈이 왔어요- ㅎㅎ 




작년 봄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 

내편과 취미생활 하나쯤은 공유하고 싶어서. 

그래서 시가 가족 라운딩에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매우 허접한 실력에 비해?? 빠른 라운딩을 시작했지요. 

가족과 함께하니 못 쳐도 뭐가 부끄럽겠습니까 ㅎㅎ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몇 번의 라운딩을 나갔습니다. 



그러니까 라운딩 시기를 대략 정해놓고 

부랴부랴 레슨을 등록하고 배우기 시작한 겁니다. 



가르쳐주시는 분을 '프로님'이라고 부르더군요. 

프로님은 회원들이 골프의 재미를 느끼게끔 해줄 

의도였을 거라고 짐작하는데, 

늘 강조하고, 같은 이야기만 반복을 하셨습니다. 

'무조건 세게 내리쳐라'

'무조건 멀리 나가는 것만 집중하라'고요. 

그렇게 3개월가량 레슨을 받았어요. 



가끔 스크린 골프를 치러 남편과 가면 

내편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자세가 왜 이래? 너무 세게만 치려고 하지 말고 정확하게, 공을 끝까지 봐

자긴 치는 연습 말고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연습 먼저 해야겠다.." 



'어라, 이상하다..

분명 세게, 멀리만 치면 된다고 했는데. 

내 기본기가 그렇게 엉망인가?' 



생각해 보니까 기본적인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지름길을 배웠던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프로님이 분명 저 같은 초보들이

포기하지 않게끔 골프의 재미를 느껴보게 해 줄 의도였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분의 티칭법도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조금이나마 있어야 쭉 배울 테니까요.

그래야 연습장도 계속 나오고.... 사장님 매출도 올라가고...^^ ㅎㅎ 



덕분에 저는 3개월 간 포기하지 않고

연습장을 나갔던 것 같습니다. 

5일 중에 2일은 세게, 멀리 나가는 순간이 

드물게 몇 번 찾아왔거든요. 

그럴 땐 골프가 그렇게 재밌습니다. 

그러다 안 되는 날은 '이거 해서 뭐 하나.. 난 소질이 없네'하지요. 



세게, 멀리에 집중하던 저는 

결국 여기저기 통증 (특히 어깨와 견갑골)이 찾아왔어요. 

통증도 생겼겠다, 잘 되지도 않겠다, 

연습장에 안 나갈 이유는 충분해졌습니다. 



그러다 패밀리 라운딩이 급하게 잡혔습니다. 

레슨은 전혀 받지 않았고, 골프채를 들어본 지가 언제더라....

라운딩 나가기 전 날 남편에게 특훈을 받았습니다. 

기본자세부터, 헤드 업 하지 않고 머리를 고정하기, 

공을 끝까지 보기, 팔을 쭉 펴기. 

이 정도의 기본자세만 연습을 몇 시간 하고 라운딩을 나갔어요.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기본대로만 필드에서 쳤습니다. 

훨씬 잘한다는 느낌은 느낌뿐 아니라 스코어로도 드러났습니다. 



그때 느꼈어요. 

다니던 골프연습장은 내가 기본기가 탄탄할 해지면 

라운딩 실전 실력을 높이기 위해 다니면 딱 좋겠다고요. 

기본이 되어 있으니 '세게, 멀리'같은 

응용법은 그때보다는 수월할 테니까요. 




다이어트 중 치킨, 마라탕을 어떻게 먹느냐도 마찬가지. 


다이어트 중 외식, 자극적인 음식의 유혹은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무조건 참고, 먹지 않는다거나 

일단 먹고 본다는 식은 

제가 골프를 모르던 초보시절 

무조건 세게 친다, 멀리 가게 한다.

자세고 뭐고 다 모르겠고 

일단 스크린에 뜨는 숫자를 어떡해 좀 해보겠다는 

욕심과도 같다고 볼 수 있겠네요.. 



고민할 거 없이 치킨이든 마라탕이든 

먹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암요, 먹어야죠. 


내가 그간 해왔던 다이어트 경험이 

눈에 보이는 감량 숫자, 몸무게,  

식단, 다이어트 레시피에만 향해 있었으니 

정작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방법을 알지 못할 수밖에요. 




순서를 제대로 잡아준다면



저탄고지는 탄수를 덜 먹는 것. 

자연식물식은 동물성 단백질을 덜 먹는 것. 

간헐적 단식은 하루 총 섭취하는 음식을 덜 먹는 것. 



이런 건 나름 고난도 방법, 

다이어트 고수들이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골프로 치면 프로님 정도 되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거나. 



우리는 식단, 레시피, 재료, 어느 브랜드의 올리브오일이 좋은지에 집중합니다. 

치킨을 먹을지 말지, 마라탕을 참아보자 식의 접근만 하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틀렸습니다. 



순서가 바뀌다 보니 한 번이면 끝날 걸 여러 번 하고 있어요. 

1만큼의 스트레스를 받고 넘어가면 될 일을 

100,201번의 스트레스를 받으니 

효율도 안 나고 지속을 할 수도 없겠지요. 

금세 지쳐버립니다... 




지치지 마세요. 다들. 


우리 지금까지 매년 겪었잖아요. 

언제쯤 이 쳇바퀴에서 벗어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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