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공예가 갖는 위치에 대한 막연한 생각(상품, 서비스 시장측면에서)
나의 토크 스파링 파트너가 몇 명 있다. 항상 한 명이 주제를 가지고 오면 의견을 교환하고 상대에게 반대 혹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공예, 디자인부터 연애 밸런스게임까지. 그중 한 명과 운동장에 앉아서 새로운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구 밖으로 우주선을 쏘는 세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단위의 물건들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지금의 세상이다. 앞으로의 미래에는 더 발전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럼 그렇게 발전하는 시대에서 공예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저번 글에서 약간의 분노와 답답함을 담은 글을 업로드했었던 터라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단순히 상품, 서비스 시장의 경우에서 공예가 소비될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 봤다. 나는 지하철과 버스에서 무표정으로 릴스를 보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눈이 깜빡이기도 전에 화면을 전환하는 엄지손가락을 보며 사람들이 이제 슬슬 질릴 때가 되었는데...라고 종종 느낀다. <도파민 중독>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되는 키워드가 되었고, 그에 따른 반발하는 움직임들도 많은 챌린지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질수록 서민들은 패스트푸드만 먹을 수밖에 없어 비만율이 높아졌다는 기사처럼. 미래에는 점점 '취미'라는 활동을 갖는 것이 사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목공의 경우는 배우고, 만드는 재료비만 해도 상당한 취미에 속한다. 나의 목공 활동을 친구들한테 말할 때 항상 소득 대비 사치인 취미를 갖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오프라인 활동 자체가 사치인 상황이 온다면, 그때 '직접 할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활동' 자체가 고급화되지 않을까. 이런 미래도 있지 않을까 라며 상상해 봤다.
내 토크 스파링 파트너의 경우도 직접 만드는 것의 소중함에서 출발했지만 나와는 조금 달랐다. 채식주의자들, 유기농을 선호하는 사람들 중 직접 텃밭에서 길러서 먹는 경우와, 직접 기르지 않아도 원산지와, 과정을 신경 쓰는 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듯이 공산품이 아무리 많아지더라도 내가 쓰는 것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니즈가 계속 발현될 것이라고 봤다. 그것의 동기가 자신의 신념일 수도, 사회적인 움직임일 수도,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일 수 있다며.
위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브런치에 '공예'를 검색하여 자신의 주관을 밝힌 글이 있을지 찾아보았다. 그 결과 스크롤을 몇 번 내리지 않아도 되는(공예 관련 글이 많지는 않다 ㅎ) 가까운 곳에 도예 작가로 활동 중이신 분의 브런치를 발견했다. 내가 스파링 파트너와 나눴던 대화보다 훨씬 정리가 잘 되어있었고, 작가님의 생각 또한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상품, 서비스 측면에서 공예를 바라봤을 때 내가 공예의 존속이 <다가오는 미래에 오프라인 경험은 "사치"로 생각하고 더욱이 마니악하고 비싼 취미활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면, 친구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직접 만든 라이프 스타일 소품"의 니즈>가 대두될 것으로 봤다.
작가님은 작가의 공예적 활동과 공예의 쓰임과 필요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다. 아래의 링크에서 글을 볼 수 있으니 읽어본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