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혼자 해봐", 멘토는 "같이 하자"고 한다.
누군가 걸어보지 않은 길이 있다면 두려움이 앞서게 마련이다.
산을 오르자 라는 다짐을 하고 등산을 하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등산복과 등산화, 물과 간식 등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 가게 되는 길은 거칠고 험하다. 그래도 일단 올라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고산병에 걸려 있거나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또한 길을 잘못 들어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산에 정보와 등산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과 함께라면 어느 순간 정상에 서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만큼 내가 가고자 하는 분야에 이미 그 길을 걸었던 사람을 만나고 가이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복된 일일 것이다.
회사에서도 멘토링을 한 적이 있었다. 단순 업무만 가르치는 단계를 넘어서 회사 내 생활과 인간관계, 분위기 파악 정도의 역할을 하며 신입사원의 적응을 돕는 일이었다. 경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원해서 멘토를 만나게 된 것도 아니고, 멘토도 본인이 자청해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형식적인 멘토링 활동이 일어나게 되고 오히려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멘토링 후 잘못된 결과로 1년 안에 퇴사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았다. 많은 기업들이 멘토링을 한다고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멘토링이 어려운 이유는 멘토가 단순히 가르치는 선에서 끝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지 않는다면 멘토보다는 꼰대에 가깝다. 사실 멘토는 조언은 하되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멘토는 자신이 멘토가 되기를 자청하기보다 후배들이 먼저 찾아와 조언을 구하게 되어있다. 스스로 멘토가 돼야지 라는 착각을 하는 순간 멘토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멘토는 사회적 지위나 상하관계보다는 인간적인 관계를 중요시한다. 수직적인 관계에 얽매이는 것 아닌 진심 어린 관계를 중요시하기에 단체모임보다는 개인적인 만남을 더 소중히 여긴다. 때로는 쓴소리도 하지만 위로와 격려로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갖게 해 주는 역할이 진정한 멘토이다. 단기간의 만남이나 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진정한 멘토일 것이다.
좋은 멘토는 앞으로 더 좋아질 거야라는 말을 하지, 지금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대화 내용 대부분이 과거 이야기의 추억팔이나 개인적인 과거의 경험담 위주라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런 식의 대화라면 멘토보다는 꼰대에 가깝다.
후배가 잘못했을 때도 상대방의 인격이나 개인 성향을 무시하는 발언보다는 발전적인 방향의 대화를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보고서의 잘못된 점을 부각하여 지적하기보다는 A라는 일은 C라는 관점에서 다시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 예전에 쓴 보고서가 있는데 이걸 참조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후배의 발전을 위해 가이드를 해준다. 일정을 다시 상기시켜주거나 완성된 결과물을 보기 전에 중간점검을 하는 식으로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감시라는 느낌보다 관심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해 주는 게 멘토와 꼰대의 차이점이다. 잘못을 책임지는 자세보다 남 탓으로 돌리는 자세, 이유 또는 핑계가 많은 사람, 모호한 목표를 제시해주는 등의 사람도 멘토로 보기 힘들다.
꼰대와 멘토의 차이는 말 한마디, 말투, 표정, 단어 선택에서 갈린다. 내가 진심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멘토가 될 수 있다. 멘토가 되려 하지 않아도 이런 사람이라면 먼저 조언을 요청하는 후배가 있을 것이다.
요즘 유튜브에 보면 유명한 강사들의 강연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고 그들을 멘토로 삼는 경우가 많다. 정말 내가 들어도 마음을 움직이는 강연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움직이는데서 그치는 게 아닌 나 스스로가 행동으로 옮겨 내가 말로만 꿈꾸던 삶을 살게 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정한 멘토일 것이다.
그러니 아무나 멘토를 삼지도 스스로 멘토가 되려고도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