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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명철 Nov 29. 2020

'결혼'하기 전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결혼하고 싶고 이혼하고 싶은 그대에게

이혼율 관점에서 부모님 세대를 보자면 참 흥미롭다.


간혹 부모세대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당시엔 연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시간도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돈도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치에 불과했고 당장 먹고사는 것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 허다했을 것이다.

 중매로 결혼을 하는 문화였으며 가족이 반대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꿈조차 꾸지 못하는 시대였다.


시집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부장적이고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사회였으며, 출산을 하고 나서 몸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바로 집안일  거들어야 하는 고난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새벽에 어린아이를 안고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신혼을 보냈을 것이며 꿈같은 결혼생활이나 알콩달콩한 신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20대에게 과거와 같은 결혼생활을 버티라고 한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이혼을 생각하기 전에 결혼을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당시엔 이혼율은 낮았다.) 물론 통계가 불확실한 시대라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개인이 희생을 해서라도 가정을 지키려는 인내를 당연시하는 시대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혼을 하고 나면 낙인을 찍는 잘못된 사회 풍토도 한몫했을 것이다.

     

반면에 요즘 세대는 신혼여행 가서도 이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시대이다.

'돌싱'이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한번 결혼하고 다시 싱글로 돌아온 사람에 대해 어느 누구도 낙인을 찍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TV에서는 이혼 후에도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에 나오기도 한다. 더 이상 이혼이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정도로 사회는 많이 변했다.  

    

그만큼 젊은 세대에게 이혼은 커플이 연하다 헤어지는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가정과 부부라는 개념이 개인을 구속하는 것처럼 비치며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다시 자유로워지는 것처럼 미디어에서 비치고 있다. 그렇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이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혼을 쉽게 결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된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문제는 이혼 후 삶일 것이다. 자녀의 양육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며 상처 입은 자녀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줄 것인가이다. 각자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는 모습이 소위 '쿨'하게 비칠 수 있으나 세상에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의 마음에 대한 책임지는 모습이 없는 것은 절대로 이혼이 쿨할 수 없는 이유다. 또한 한번 이혼을 하게 되면 그다음 새로운 결혼을 꿈꾸기 힘들어지고 최종적으로는 서로가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신혼부부나 앞으로 결혼할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첫째, 드라마나 판타지 같은 결혼생활은 없다.

결혼은 현실이다. 어느 후배가 결혼을 앞둔 내게 물어온 적이 있다. 결혼해서 부럽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이 행복할 것 같다며 말이다. 하지만 결혼은 현실이다. 달콤한 허니문이 끝나고 나면 당장 다음날 아침에 뭐 먹을지부터가 결혼의 시작이다. 꿈같은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것이 결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결혼은 책임이다.

아무리 오래 연를 했어도 같이 산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 말은 연예할 때는 싸우면 전화 안 받고 문자 안 하고 며칠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결혼은 다르다. 싸워도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 아무리 화나고 보기 싫어도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루를 같이 또 보내야 한다. 그래서 싸움을 크게 하는 것보다는 싸울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급적 싸우더라도 빨리 화해하는 것이 좋다.     


셋째, 결혼은 포기다.

상대방에 대한 포기가 아닌 나의 삶의 일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 전에 항상 하던 취미나 운동이나 모임은 이제 2순위로 미뤄야 한다. 가정을 지키는 것보다 아직도 그런 즐거움이 더 좋다면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된 것이다. 24시간이 이라는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에서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최대한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시간을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결혼의 첫걸음이다.     

넷째,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는 없다.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보통 연애시절에는 좋은 모습만 보게 된다. 하지만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치명적인 모습이 있고 고쳐지지 않는다면 결혼 후에도 똑같은 모습이 반복될 것이다. 그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결혼하고 나서도 사랑만으로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결혼은 walk with이다.

결혼은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힘들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가 즐거울 때나 함께 나누는 것이 결혼이다. 나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결혼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삶을 즐기기를 원한다면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이다. 함께 인생의 마지막까지 걸어갈 용기가 있는 사람이 결혼이라는 축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혼은 결국 나를 위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항상 행복한 일만 있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이유는 바로 영원한 내편이 생기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워도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는 힘이 가정에서 나오고 진정한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혼율을 줄이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정책은 많다. 하지만 그전에 진정한 결혼을 위한 교육이 선행된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결혼을 결정하고 준비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늦은 밤 혼자 끄적이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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