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100일간의 '매일 5분 글쓰기챌린지'를 해냈다

딱 100일만, 글을 써보자고 했다

by 베러윤
딱 100일 만 써보자.


지난 4월, 나 스스로와 하는 아주 조용한 다짐이었다. 딱 100일만, 하루 5분만 써보자. 이게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의 전부였다.


3월부터 참여하게 된 한 모임에서,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1기부터 10기까지 10번 모집을 하고, 10일씩 진행된다고 하였다. 1기는 구경만 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참여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매일 짧은 글을 올리는 것조차 부담이었다.


그렇게 10일을 지켜보면서, 나도 쓰고 싶다는 용기가 올라왔다. '글쓰기'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부담이 있었고 평소 같으면 이런 챌린지 참여하지 않았을 나지만, 용기 내어 2기부터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10기가 끝나고 나서도 이어지는 11기까지 매일 글쓰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매일 아침 기획하시는 작가님이 카카오톡 단톡방에 질문을 올려주시면, 그 질문에 맞춰 250자 이내의 글을 쓰면 됐다.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질문은 간단했다. 하지만 250자 이내로 생각을 정리한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분들은 너무 쉽게 문장을 쓰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아침에 질문을 보고도 오후 늦게까지 글을 쓰기가 어려워 저녁이 돼서야 겨우 몇 줄을 쓰기 일쑤였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채워나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00일을 채웠다. 어제부로 내가 다짐했던 100일의 챌린지가 끝이 났다. 하루 5분, 250자 글쓰기를 통해 알게 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글쓰기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예쁘고 이쁜 문장들을 써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너무 커서, 오히려 한 글자 적기도 어려웠다. 어설픈 문장들 하나에도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 글을 써본 적이 거의 없던 나로서는 '잘 쓰고 싶다'는 마음만 있고, 내 생각을 풀어낼 언어와 용기가 부족하는 사실이 꽤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매일 한 줄, 두 줄 써 내려가다 보니 잘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냥 내 눈앞에 보인 것들, 내 머릿속에 생각들 모두 떠오르는 데로 적어도 괜찮다는 걸, 직접 행동하며 천천히 알아가고 있었다.


둘. 생각들이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질문들은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의외로 깊었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오늘의 작은 행복을 하나만 꼽는다면?
지난날 내가 내린 가장 좋은 결정은?


언뜻 질문만 보면 어렵지 않은데, 나는 항상 오래 멈춰 서 있었다. 깊게 생각을 해봐야 할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250자 남짓 적어 내려가다 보면 놀랍게도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곤 했다. 감정이 정리되기도 했고, 과거에 그냥 흘려보냈던 일들을 다시 꺼내어 보면 어느새 내 안에 있던 생각의 조각들이 하나하나 엮어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지나칠 하루에 감사하게 되었다는 일이다.


셋. 문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쓰는 것'자체가 목적이었다. 그저 빠뜨리지 않고, 매일 한 편씩 써내려 가는 것.


하지만, 시간이 쌓이자 어떤 단어를 써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더 잘 전해질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훈련은 내가 직장에서 쓰는 기획서, 보고서에도 영향을 끼쳤다. 업무를 하다 보면 많은 분량의 내용을 간결하게 써야 할 때가 많다. 글쓰기를 통해 연습이 되어가고 있는 건지, 문장을 압축하고 정리하는 감각이 아주 조~~~ 금씩, 길러지고 있었다.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하니 하루 글쓰기가 더 재밌어졌다.



100일 동안 매일 5분 글을 쓴다고 삶이 크게 바뀐 것 없다.


여전히 바쁘고, 업무에 치이고, 해야 할 일은 줄지 않고, 어느 날은 주제가 어려워 고민을 많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100일 동안 해냈다는 사실이 나를 뿌듯하게 했다. 이 감정도 살아가면서 느껴야 할 굉장히 중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루틴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아직도 '글쓰기'라는 말 앞에서 주춤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시간들이 굉장히 고맙다.

상황만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잘 이어 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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