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것이다.
삶은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는 순간 당신은 조금씩 죽어가기 시작한다.
미국의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아그네스 드 밀의 말이다. 이번 주 아티스트웨이를 하다가 이 문장을 발견했다. 문장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 몇 번을 읽어봤다. ‘삶은 불확실한 것이다’라는 문장은 공감했다. 하지만 그 뒤의 문장인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는 순간 왜 죽어가지?’라는 부분은 공감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는 건 좋은 거 아닌가???
그래서 책의 내용을 다시 천천히 읽어봤다. 곱씹어 보았다. 생각 끝 저 문장의 요지를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는 건 = 더 이상 배우거나 도전할 것이 없다
인생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안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해야만 한다. 하지만 삶의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면?
아마도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게 될 것이다.
나는 안정형이다. 그래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계획한 데로 되지 않는 상황엔 마음이 크게 흔들린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런 불확실성 때문에 지금도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개인 시간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언어를 끊임없이 배우려 노력하고, 이것저것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도전도 받고, 보이지 않는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 같다.
불확실성이 참 싫은데, 오늘 읽은 이 문장 덕에 불확실성이 꼭 안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줬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 때문에 여러 길을 탐색 중이다. 길을 찾아보며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본다. 그 과정들을 통해 때론 설렘을,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
반면, 돌이켜보면 난 직장생활에서는 안정감보다는 불확실성을 즐겼던 것도 같다. 업무 특성상 신사업이나, 프로젝트 오픈 등을 많이 맡아왔다. 그리고 그 일들은 오픈하고 나면 어느 순간 루틴화 되고 예측 가능한 순간이 온다. 그때 나는 그 일을 곧 떠나야 할 때가 왔다고 항상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미련 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났다. 새로운 프로젝트나 불확실한 도전에 나설 때, 내가 성장한다고 느낄 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에 더 활력을 느꼈었다. 맞네, 나 이런 순간 좋아하네.
깨닫는 순간 죽음이 시작된 다는 것은, 아마도 확실성에 안주하는 순간 삶의 긴장과 창조성이 무너진다는 경고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불확실성 또한 감사해 보자. 불확실성을 즐겨보자. 만들어지지 않은 미래, 아직 나는 그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