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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시작은 늘 기회를 준다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른다.

by 베러윤

주말 내내 지난주 못다 읽은 ‘강원국의 책 쓰기 수업’을 틈틈이 읽었다. 주옥같은 지혜와 조언들이 있어서 인덱스를 꽤 많이 붙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삶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풀어놓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 책 안에는 글을 써야 하는 이유부터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지만 글 쓰는 것은 결국 내 삶을 담아내는 일이기 때문에 삶을 대하는 자세까지 알려주고 있다.


그중 나의 눈길을 제일 먼저 끌었던 제목은 바로 다음 같다.



시작은 늘 기회를 준다.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자.

나는 돌다리도 두 번, 세 번 두들기고 건넌다. 애초에 겁도 너무 많아서 나에게 위험할 것 같은 일들은 절대 하지 않는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조차도 두려움에 빠질 때가 많다. 내가 일상 속에서 루틴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 있을 때다.


그런데 요즘 20대, 30대에도 내 마음을 맴돌지 않았던 ‘시작’이라는 단어가 자꾸 신경 쓰인다. 바로 저 문장처럼.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서는 도전해야 하기 때문인 걸까?


그래서 올해 나는 이것저것 정말 많이 시도해 보고 있다.


1) 글쓰기, 독서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도 도전해 보고, 공저 책도 냈다. 또 한 권이 출간 계약을 했고, 추석 때쯤 인쇄될 것 같다. ‘작가’라는 타이틀로 불리기도 한다. 아직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한 길은 멀고 멀지만 말이다. 작년 말부터 책을 꾸준히 읽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한 달에 5~6권, 시간의 여유가 없는 달은 최소 3권 정도 읽는다. 직장 생활하며 책 한 권 읽지 않았던 나에게는 큰 도전의 시간들이다.


2) 모임 참여

스레드와 블로그를 하다 보니 이런저런 모임을 주관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다. 호기심에 이 모임, 저 모임 많이 들어가 보았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방, 경제 기사를 매일 읽고 남기는 방, 영어공부 하는 방, 중국어 드라마 보는 방, 전자책 쓰기 수업도 들어보고, 스레드 매일 올리기 챌린지 등등. 이 중 아직까지 진행 중인 것도 있고 나와 결이 맞지 않아 몇 번 참여하다 그만둔 것도 있고, 끈기가 없어서 중도포기 한 것도 있다.



애초에 실패할 것들은 시작하지 않는 나에게는 시도 중 못해낸 리스트들이 스트레스였다. 실패 같았다. 다 해내지 못했다는 자괴감도 때때로 밀려왔다.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 같은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퇴근 후 집에 가면 무기력해지는 내가 싫었다.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나의 몇몇 습관들은 나를 좌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중도 포기한 것들은 나에겐 맞지 않는 방법들이었다. 혹은 아직 마음을 다해서 하고 싶은 항목들은 아닌 걸지도. 하지만 어찌되었단 이 모든 건 ‘시작’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런저런 시도들을 통해 어느 것들이 나에게 맞고, 내가 잘하는 일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이것만 해도 돌다리 두들기고 내가 잘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나서야만 건너는 나에게는 도전이자 큰 수확이지 않을까?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인생은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내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이것저것 해 볼 생각이다. 사실 두렵기도 하다.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도 있을까 봐.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분명 후회할 일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한다. 그게 물리적인 공부일 수도 있고, 삶의 지혜일 수도 있고, 살아가는 방법일 수도 있다. 지금의 나는 시간과 환경에 여유가 있다. 지금 나에게 할 수 있도록 환경들이 주어진 거라면, 그 시간들을 헛되이 쓰고 싶지 않다.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비록 또 한번의 좌절이 올지라도,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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