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및 정신 건강 되찾기 프로젝트
삶이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한지 오래다.
예전엔 참 재미있던 일들도 언젠가 부터는 그렇지 않게 느껴졌다. 글을 쓰던 일도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어떤 일에 대한 이야기도 쉽게 할 수가 없어졌다. 간단한 단어도 생각이 나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하게 되면서 점점 조용한 내가 되어갔다. 머릿속은 항상 무언가 복잡한 것 같았다. 잘 읽히던 책도 읽히지 않았다. 쉽고 짧은 글을 읽는 것만 하게 되었고, 하늘보다 땅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나는 바보가 되어갔다. 인스타그램을 보거나 유튜브숏츠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회사에서 한참 업무를 보다가 중간에 쉬는 시간이 생기면 10분을, 15분을 그렇게 써버리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업무에도 집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살이 찌기 시작했다. 늘 49kg에서 51kg를 유지하던 나였는데, 발목 부상 후 3년 간 55kg에서 아등바등 숫자를 내려보겠다고 기를 쓰고 살았다.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과도한 감량을 했기 때문에 살은 금방 다시 제자리를 찾고야 말았다. 이내 거울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었는데, 어떻게든 뭔가 빨리 해결해 보겠다고 기를 쓰고 다시 거울을 보면 내 못난 모습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마음이 급해지니, 사는 게 매일 그렇게 지옥일 수가 없었다. 자꾸만 누군가를 탓하고 상황을 탓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모든 것이 귀찮아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신상태에서 매일 나는 내게 게으르고 뚱뚱하다며 비난만 퍼붓고 살았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를 사랑하며 살았던 나인데, 이젠 그렇지 않아 진 것이 씁쓸했다. 이런 내 모습도 내가 아니면 누가 사랑해줄까 싶었지만, 이런 내 모습도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남편을 보며 스스로 책망하는 마음만 키워가던 어느 날이었다.
"우리, 모든 SNS를 지우자. 미디어를 멀리하자. '도파민 디톡스'라는 것을 한 번 해보자."
퇴근하고 식사를 하던 어느 날, 우리 부부는 SNS를 지우기로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나에게 다시 살아 볼 기운이 생겼다. 평균적으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데 까지 3~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그래도 희망적이다. 아직 일주일이지만 괜찮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사실 도파민 디톡스라는 것은 모닝커피도, 설탕도 모두 끊어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까지 극단적으로 살고싶은 생각은 없다. 하나씩 차근차근 끊어내보며 작가 로랑스 드빌레르가 이야기했듯 '짠 맛'을 되찾아보려한다. 조금 더, 애써 짠 맛을 되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