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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로니카의 참견 Dec 23. 2021

가난한 이들도 꿈은 꾼다.

꿈을 꾸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던가

 가난한 사람들은 자유를 모를 수도 있다. 

내가 꾸는 꿈이 자유라는 걸 배우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태어나 보니 가난했던 나는

엄마가 후려치는 매를 종아리에 받아내며

스무 대를 헤아리는 동안 

꿈을 꾸었다.


 종아리에 닿는 싸리 가지는 칼이 아니다, 칼이 아니다.


 월말고사 평균 88점은

평균 90점에서 단 한 문제를 더 맞히지 못한 점수

엄마에게 88점은 가난이 대물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나에게는 꿈꾸는 틈새였다.


 꿈의 틈새로 나는 다 볼 수 있었다. 

평균 88점이 빼앗아 갈 수 없는 내 날개 

양쪽으로 한껏 펼치면 족히 2미터도 넘는

그 날개를 사용할 수 있었던 꿈 꾸는 틈새


 아버지는 군 복무 시절 수첩에 꿈을 그리고 꿈을 적었다.

다락방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꿈이 나를 꿈꾸게 했다.

아버지가 꾼 꿈이 자식의 꿈으로 이어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당연한 것.


 가난한 이들도 꿈은 꾸기 마련이다. 

꿈꾸는 자유는 가난하다고 해서 불가하지 않다. 

가난한 이들도 신의 모상대로 지어진 인간이기에

가난한 이들도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기에

자유는 본능이기에

놀랄 일도 아니지만 가난한 나는 너보다 더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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