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가 소속을 정하는 방식
나는 9 to5 근로자였다.
하지만 풀타임 근로자는 아니었다.
일하는 시간이나 책임의 무게와는 무관하게,
계약서에 적힌 형식이 나의 위치를 정했다.
영업시간 전에 모든 준비가 되어야 하기에
출근 시간도, 업무 내용도 다르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늘 ‘지금 처리해야 할 사람’이었고,
영업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자연스럽게 마지막 손님을 맞게 되었다.
정시 퇴근은 거의 없었지만
그 시간은 풀타임 근무로 계산되지 않았다.
나는 9to5 근로자였다.
주 35시간 근무자였고,
그래서 풀타임 근로자가 아니었다.
실제로 어떻게 일했는지는
그 분류 앞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이 ‘풀타임 아님’이라는 이름은
항상 중요한 순간에 작동했다.
제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때,
선택지에 대해 묻고 싶을 때,
나는 종종 이렇게 구분되었다.
“그건 풀타임 대상이라서요.”
그 말은 짧았지만
그 뒤에 이어질 설명까지
함께 닫아버리는 말이었다.
이상한 건
일할 때는 늘 같은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업무량도, 책임도 같았다.
다만 이름만 달랐다.
일은 같았고,
기대도 같았지만,
기회와 설명 앞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그렇게 분류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 경험은
나를 분노하게 만들기보다는
기준을 다시 세우게 만들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설명받을 수 없는 구조가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조직에서는
9to5로 충분히 일해도
끝내 풀타임의 이름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계약서를 확인하시죠.”
그 말은 설명이 아니라
대화의 종료였다.
일은 충분했지만,
나는 끝내 계약서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