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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Mar 16. 2024

여행의 이유

아이들과의 가족여행.

아이스크림 먹으러 갑니다?  


런던 아이 London eye 앞. 겉은 파랑, 실내는 그 대비 컬러인 노랑빛을 가진 이쁜 트럭에서 파는 수제 아이스크림. 갓지어진 밥처럼 신선하고 입맛에 딱 맞는 달달함, 종일 걸어 목에 낀 텁텁함을 씻어내듯 시원합니다. 그런 아이스크림을 받치는 까만 콘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틀 연달아 갔었던 가게.    


파리 샹제리에 거리, 이뻐서 들어간 초콜릿 가게 안.  혀끝에 닿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은 마치 뭉개구름을 입 안 가득 머금는 듯 합니다.  우리는 한 개씩 손에 쥐고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엘에이 라치몬트 거리에 솔트 앤 스트로 Salt and Straw 수제 아이스크림이 처음 오픈했을 때 싱그런 딸기가 들어간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과 라벤더맛이 나는 보라색 아이스크림, 단짠이가 혀위에서 허니문을 즐기는 듯한 솔트아이스크림등 골라먹는 재미에 푹 빠졌죠.


샌디에이고 더운 어느 날, 작은 창문을 통해 주문한 후 그 창을 통해 받아 앞 길거리 그늘에 서서 먹던 시원한 헨델즈 Handel's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여행 중에 먹던 아이스크림은 그날의 피로도 잊고 가족 모두에게 미소를 가져다줍니다.

아이들 건강에 좋지 않다지만, 우리 가족은 여행 중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그러면 그 여행도 결국 달달하게 끝나지요.




아이가 태어나서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할 무렵부터, 엄마아빠는 아이에게 이쁜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었다.


출산 후 집으로 돌아와 갓난아기를 안고 집안을 둘러보며, "Welcome to this world!" 웰컴 인사를 하였다.

병원에서 이동식 카싯에 작은 몸을 늬여 안전벨트를 끼우고, 주차장을 나와 집에 와서 아기방 크립까지 도착하는데 20여분 정도 소요되었지만 아기는 그 새도 못 참고 고이 잠들어 있었다.

본인 집에 오는 여정이 첫 여행이었다.


아이의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집안을 돌며, 하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모습의 엄마아빠 결혼사진, 액자에 있는 풍경 그림, 거울 속의 아이와 엄마 모습까지 하나하나 보여주며 소개하였다.  

사진 속 혹은 거울 속 엄마를 가리키며  "이게 누구야앙~? 엄마!", 엄. 마! 혹여 아빠까지 가르치면 아기가 헷갈려할까 봐 일단 엄마 단어만 열심히 알려주었다.  


아장아장 걸어 다닐 무렵이면 공원에 나가 파란 하늘에 눈부신 햇살도 올려다보고, 나뭇가지에 팔랑거리는 초록색 나뭇잎을 작고 가느다란 하얀 손가락으로 터치해 보았다. 활짝 핀 빨간색, 보라색, 하얀색, 노란색 꽃들을 쓰다듬기도 하고, 그 꽃 사이를 뱅뱅 돌며 열심히 꿀을 채집하는 벌들의 비행을 함께 바라보기도 하였다.


근처 뮤지움에 가면 아티스트가 관람객 참여를 하게 해 놓은 작품들이 있는데, 아이와 친구들은 그런 작품 속을 헤집고 다니고 올라타기도 하며 작품 속에서 뛰어놀았다.


하루종일 뛰어놀고, 먹고, 싸고, 울고... 아이가 잠이 들면 내일은 어떤 세상을 보여줄까,, 란 기대를 하고, 다음날 아침에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예보하며 눈을 떴다. 노곤한 육아맘 삶에 하루하루 큰 기쁨의 시간들이 아니었나 싶다.


어린 자녀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우선으로 하나씩 하나씩 보여주며 세상은 살만하다.. 란 곳으로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가 점점 성장하며,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이 확장되어 간다.

언젠가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세상의 아픔과 어둠마저도 부모는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하지만, 아직은 세상의 밝은 모습을 먼저 보여주며 세상과 교감시키고 싶다.


집 근처 동물원과 키즈카페, 놀이터를 시작으로 차로 한두 시간 거리를 여행 다니기 시작하였다. 미국 특성상 1살도 채 되기 전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기도 했지만, 주로 가까운 거리의 여행이 좋았다.


여행 성격상 아이가 하나씩 하나씩 세상을 알아가는 여행이기도 하고, 가끔은 부모위주의 여행이 되기도 하며, 대가족이나 친구가족들과 함께 휴가 여행을 가기도 한다. 교육을 위한 견학 같은 여행을 가기도 하고, 긴주말 잠시 바람 쐬러 가는 휴식같은 여행이기도 하다.


이 브런치북은 가족 여행을 다니며 아이들이 세상을 탐험했던, 그리고 탐험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 곳에서 보는것, 먹는것 그리고 만난 사람 이야기


가족여행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함께하는 시간들.

또  그 시끌벅적 여행 속에서 홀로 여행인 듯 틈틈이 혼자 느끼고 즐기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본다.


더불어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여행 갈만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도 있다.

( 홈타운이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들이 자주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 다 비슷하지 않을까.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놀이동산, 전시회도 있다. )


아이의 여행은 점점 공간이 확장되며 여전히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   

그렇게 아이의 인생 여행은 부모와 함께 달달한 여행으로 시작된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아이와 여행, 짐 싸는 팁


여행을 자주 다녔던 편이라 여름용, 겨울용 리스트를 미리 만들어 놓았었다.

 

나이별로 리스트 정리 ( 이유식 / 유아식 / 초등)

유아시절은 특히 음식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잘 먹는 아이들이면 걱정 없지만, 아직 다양하게 음식을 먹는 유아가 아닐 때는 미리 음식 준비를 해가는 걸 선호한다. 아이가 배가 고프면 일단 징징대며 짜증이 날 수밖에.

그런 여행은 곤혹스럽다.

한국 엄마들은 주로 김과 밥이 기본이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잘 먹던 미역국이나 미니전기밥솥을 가지고 다니며, 혹 레스토랑 음식을 먹지 못할 것을 대비해 기본 음식을 준비해 다녔다. (물론 새로운 음식은 항상 시도한다.)

한국 여행이 최고였는데, 이유식 주문, 배달이 가능해서 무척 편했다.

번거롭게 음식을 준비해 다니니 유별나다며 모라 하는 친구들이나 어른들도 있지만, 유아마다 먹는 습관, 앨러지, 치아발달이 다르므로 적당히 음식을 준비하는 게 좋다. 어느 어른의 말대로 ‘배 고프면 먹는다’는건 한계점이 있다. 입짧은 아이들은 허기만 채우는 수준이다. 계속 징징댄다. 굶기면서 굳이 여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든든히 먹고 다니는 여행이 어린 아이들도 기분좋지 않을까.

아이들은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아야 잘 논다. 잘 놀면 잠도 잘 잔다. 결국은 엄마도 편하다.


계절별로 물품 리스트 (여름 / 겨울)

계절별 놀이에 따라 여행 물품 리스트를 만들어 두면 매년 깜빡하는 일이 줄어든다. 엄마들은 업무가 많고 잠을 많이 못 자서 그 총명함이 이전처럼 반짝이지 않는다. 그래서 수경이나 워터슈즈등 자잘한 물품들을 잊을 때가 있다.


여행지에서 사면된다지만, 수경 같은 경우는 선글라스와 달리 기능좋은 사이즈 마땅한 고글을 찾기가 쉽지 않다.

(초보 엄마일때 칸쿤에서 수경줄이 끊어져 마땅한 작은 수경을 사기위해 온 마켓을 헤맺다. 그 여행 후 끊어질 걸 염려하여 고글도 여분을 챙겨 다녔다.)

워러슈즈가 없어 대신 슬리퍼를 신고 뜨거운 모래사장을 지나 바다에 갔다가 한순간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애지중지 헬로키티, 스파이더맨 슬리퍼 한짝을 보며 울고불고. 조개껍질이나 돌들에 발바닥 아프다고 안으라고 울고. 카오스다.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바다에게도 미안하다.


계절별 리스트 예를 들면,

여름 - 수영복을 포함한 수경, 물놀이 기구를 중심으로 모기 방지 패치, 선크림, 챙 넓은 모자, 선글라스, 캠핑용 접이식 빨래통과 빨래걸이(수영복 건조대로 사용) 등

겨울 - (눈놀이 갈 때) 보온 내복, 손난로, 마스크, 비상감기약과 비타민, 스키고글, 비니, 스키장갑, 일반장갑, 스키복 상하의, 보호장비, 헬멧, 스노우 부츠, 넥워머, 눈덩이 snow ball 만드는 장난감 등


꼼꼼히 기입해 두고 매년 여행 가기 전 체크를 하면, 그 사이아이들이 커서 배제할 건 하고 새로 추가할 항목은 집어넣는등 업데잇을 한다.

특히 스키 여행 같은 경우는 일 년 만에 가는 여행이라 잊을만한 디테일한 부분을 리스트를 통해 기억할 수 있다. 짐싸기 시간 절약에 용의하다. 깜빡했다가 스키장에서 일반가보다 비싸게 지불하며 물품이나 장비를 사지 않아도 되니 금전적 절약도 할 수 있다.


교통별로 물품 리스트 

로드트립이면 그냥 차 트렁크에 쑤셔 넣으면 된다. 하지만 비행기나 크루즈 여행은 짐의 무게나 사이즈, 가방수의 한계가 있으므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다.   


아기를 데리고 여행할 때는 분유와 분유통 여러 개는 필수고 젖병워머, 세제 및 젖병 씻는 여행용 도구, 여행용 목욕탕도 가지고 다녔다. 기저귀만도 한 가방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아이들이 커갈수록 짐이 점점 줄어든다.

물론 초등생이 된 이제는 본인들이 야무지게 짐을 싼다.

photo by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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