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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Oct 21. 2023

아무수다 - 브런치북 두 권을 응모한후

작년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경험상 응모했던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그리고 올해 두권을 막 응모하였다.


올해 출품 후 내 마음은 뭔가 따뜻하다.

 

다른 응모작들을 읽으면 그들의 필력에  기죽고,

내 시련은 마치 징징대는 아이처럼 만들어버리는 더 큰 사건사고가 많은 삶의 이야기들에 또 기죽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작년보다 조금은 생각이 정리되어 글이 나오는 듯 했고, 조금은 발전된 듯 해서 혼자만의 칭찬을 해 주었다.  


작년에는 응모는 했지만 더 좌절했었던 기억이 있다.

지난 일년, 집안팎에서 사건사고가 많았고, 글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적지 못했다.

마음에 있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없었다. 아직도 표현력이 미흡하지만 지난해부터 쌓아뒀던 글은 내 정신을 나타내듯 어수선 했다. 그런 글들을 발행할 순 없었다.


책을 읽고, 동영상 강의도 찾아보고 홀로 공부하였다.

(한국에 있었다면 강의를 찾아 다녔을거다.)

그리고 이번에는 글의 어수선은 잘라내려 노력하고, 묶고 손질하고, 두껍게 프린트 하여 전체를 훑어보고, 화잇보드에 목차도 적어나가며 혼자 열심히 작업을 했던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한 곳에 모아놓은 브런치북 응모작들을 둘러보면, 매일 한편한편 읽는 글과 다르다.

책으로 묶어두니 굵직한 주제들이 한눈에 보였다. 어쩜 이리 많은 사람들 사는 이야기 보따리들이 잔뜩인지, 하루종일 아이패드를 펼쳐놓고 브런치글을 읽고싶을 정도다.

(현실은 컨퍼런스윅이라 아이들이 12시도 전에 귀가한다. ㅜㅜ)


작가님들 얼굴을 전혀 알지도 못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생각에 묘한 동질감도 느끼고,  아는분의 말투라 그냥 정이 가는 분도 있고, 비슷한 경험이나 상황, 표현력을 가진 분들도 계시다.

또한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다른 경험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지금 열심히 여행중이시면서 글을 올리는 작가님도 있다.

이미 출간도 하시고 강연도 많아 바쁘셔서 간간이 모임일정이나 수업 소개만 올리시는 작가님들도 계시다.  


정말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비슷한 행복과 아픔을 겪고 있는,,

역시 사람 사는 이야기들.   


그래서 브런치에서는 블로그랑 달리 마음이 편하다.

순수하게  글과 이야기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아 보여서 그런거 같다.

팔로우워를 원하는 블로그와 달리 대부분 출간을 원하거나, 혹은 마음의 상처를 다듬는 글쓰기 목표가 있는 만큼,  일단 글을 사랑하시고 진심인 작가들이 많다.   


사실 블로그는 글도둑도  사진도둑도 많다고 들었다.

실로 내 친구가 미국의 한 미씨유명 사이트에 서브리스 관련으로 집 내부공간을 이쁘게 꾸며 사진을 올렸던 적이 있다. 그런데 우연히 어떤 글을 보았는데, 한 블로거가 본인이 새로 이사한 집, 집들이 사진이라며 글을 올리고 내 친구의 미국 아파트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소설도 아니고 허언증도 아니고,,

황당한 친구가 내려 달라고 했지만, 처음에 빨리 내리지 않더란다.

본적도 없는 낯선이의 아이디만 아는 그런 관계인 채, 그들은 실랑이를 해야했던 불편한 상황.

그나마 내 친구는 그것을 찾아냈기에 후처리를 할 수 있었던듯.


작년에 출간꿈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일단 브런치 작가를 도전 했다.

정확히는 경력을 쌓고 싶었다.

내가 다니던 아트스쿨의 그림책 수업을 듣다가 보니, 스토리텔링과 글쓰는 경험의 필요함을 알았고, 여러 플랫폼중 브런치를 선택하였다.


그 때 작가 승인을 받고 마침 응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바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응모했었다.

바위에 달걀을 깰지언정 그냥 경험삼아 도전했던 거다.

그냥 일단 책을 엮어보는 경험을 해보자였다.  

쿼런틴 중에 무척 그리웠던 친구들과의 커피타임과 여행.

그 둘을 섞어, 여행 다녀온 후 친구와 함께 커피마시며 수다떠는 느낌으로 써내려 갔던 여행에세이였는데,  일단 마감은 마쳤지만, 심사 발표전에 이미 좌절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필력과 내공이 약한 점은 알고 있었지만,  구성마저 정신 없어 보였다.


작년에 총 8500여편이 출품했었다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기획은 나쁘지 않을 듯 했는데,,  나처럼 코비드 후 휴식에 관련된 주제가 많았다고 통계에 떳던듯 하다.  

8500여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에디터 한명이라도 내 글을 읽긴 했을가 싶다.


올해는 9000편쯤 나올까,,,  

지난 한해 (그 중 몇달은 쉬었지만) 조금씩 쌓아뒀던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막판까지 감기와 사투를 벌이며 마무리를 지었던 거 같다.

(감기 낫고 정신차리고 읽으니, 결론이 다른 산 주변언저리에 있어서 당황했다.ㅋ)


밀린 스케쥴이 있어서 그제 얼른 응모를 마치고도 계속 읽으며 오타를 고치고 있는데,,,

다른 응모작들을 재밌게 보면서 여전히 기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아주 쬐끔 발전한 듯하여 올해는 뭔가 나 스스로 토닥거려 주었다.  


그냥 브런치가 좋다.

브런치에 계신 작가님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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