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1)

내가 시작하는 이유

by bewrittenboyy

지난 2월 싱가포르 여행을 갔다

새로 방문한 지역도 있었지만

주된 목적은 추억 되살리기였다

서울과 도쿄에서의 추위에서 잠시 벗어나

동남아의 열기를 느끼며 따뜻해하던 내가

갑작스레 낯섦을 느낀 건 툭 튀어나온

일상에서 느낀 괴리감이었다


싱가포르 랜드마크 마리나베이샌즈



분명 열살 땐 고급지고 커보였던 백화점 시설물이

(일본 프랜차이즈 백화점 식품관에서

영화관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다)

내가 큰건지 시간이 흘러 너무 노후화된건지

무척 초라한 백화점이었다


이토록 풋풋함은 사라지는 것 같아

그 시절만의 분위기와 특권이 있다

이건 모든 사람에게 있다

(비교적 공평하다)

특정 사람이 얼마나 능력이 있건

외적으로 출중하던간에 어림과 풋풋함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영원하지 않다


물론 20대 중반도 젊다

만 23살

그러나 이제 흔히 예술계에선

전성기를 맞는 나이가 됐다

젊지만 어리지 않은 느낌이다


사랑을 하고 싶다 매순간 하고 있지만

더 멋진 사랑을

상대방에게 내 일상에게 내 사람에게

베풀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

내가 해야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내 방 설거지통

결국 자기 브랜딩이다

내가 더 나다워지는 것

나를 궁금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하게끔 하는거야


예술로 돈을 벌고 산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술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성공일 정도니깐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이 많지

음악도 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절대적인 좋음, 능력의 범위가 있겠지만

서사가 있는 사람이 성공과 예술성을 겸비한다


단순히 글을 잘 쓰거나 (시)

랩을 잘하고 비트를 잘 찍으면 (힙합)

성공할 수 있다 근데 지속성의 문제가 있지


나만이 할수있는것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을 이야기하고 녹여내서

사람들이 내 곡 한 마디가 아닌

앨범이란 이야기를, 앨범이 아닌

나라는 사람을 소비하게 하면

그것은 대체불가능한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이라는

스콜세지의 말처럼

개인의 서사에서

모든 이들의 빛나는 구석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작업을 시작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다사다난했던 20대 초반을 마무리하고

만 23세를 맞이하면서

23.5 앨범을 준비했다

바로 떠오른건 노비츠키 (30대 빈지노)다

물론 부족할지 모르지만

신선한 재료들로 시작하게 된 요리는

일정 단계를 뚫으면

다양하고 빠르게 펼쳐나가듯이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좋은 옷을 입듯이 좋은 비트를 고르고

음악 예술을 하는 사람들과 협업하고

(고스트클럽 믹싱해준 분께

믹싱 마스터링 맡길 예정이고

아트워크 내 취향에 맞게 잘하시는 분과 작업중이다)

또 힙합이라는 장르를 빌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너무 기쁜일이다


난 단순히 멋있거나 쿨해보이는걸 넘어

진짜이고 싶은 열망이 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