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병원에 잘 가지 않는다.
아니다, 병원에 잘 간다. 어디가 아파서 가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전에 검사하러 병원을 가곤한다.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은, 감기에 걸렸을때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1년에 한 두번 정도 밖에 아플 날이 없고 또 면역 강화를 위해서 약은 왠만하면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두 번 아팠는데 그 때마다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약을 먹었다. 한 번은 일을 하다가 아파버리니, 빨리 낫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서 약을 먹었다. 오늘은 어제 아침부터 갑자기 목에 가래가 끼고 코가 막혀버려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감기 기운이 도졌는데, 요즘 내 상황이 빨리 나아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병원을 또 가버리고 말았다.
병원을 갈 때마다 난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한다.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행동이 도움이 될까, 내가 원인을 추측해보았는데 과연 이것이 맞을까. 선생님들은 전문가니까. 궁금한 것은 다 풀고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사 선생님들은 바쁜 것 같다. 하긴, 뒤에 환자들이 많이 밀려있긴 하지만, 내가 상담을 하려고 하면 보통 잘 받아주지 않는다. 빨리 처방해서 보내고 다음 손님 받고, 처방하고 보내고 주사 맞히고 약 주고.
"어제 일어났는데 갑자기 코가 막히더라고요. 목소리가 이상하고. 그런데 제가 원래 감기는 잘 안걸리거든요? 하지만 만성 비염이 있어요. 그런데 보통 비염 증상이 이렇지 않거든요. 근데 또 열은 안나는 것 같아요. 감기걸리면 열 나고 일상생활을 잘 못하는데 지금은 그런건 아니에요. 감기인지 알레르기인지 모르겠어요."
"(콧 속을 한번 보더니) 비염이네요. 약 이틀치 처방해줄게요."
"아. 네. 근데 선생님 제가 어릴 땐 왼쪽 코에서 코피가 자주 났거든요. 근데 요즘엔 안나는데 혈관이 강해진건지 확인좀 해주세요."
"그게 코 뼈가 약간 휘어서 왼쪽에 코가 잘 막히고 콧물이 많이 나서 그런거지 혈관이랑은 상관 없어요."
"그럼 피는 수술을 하면 좀 괜찮아 질까요? 아니면 그것을 권장하나요?"
"권장하는 건 아니고 하면 괜찮아 지는데 본인 선택이죠."
이쯤되면 날 빨리 보내려고 하는 느낌이 든다. 난 이왕 병원 온 김에 더 많이 대화하고 싶은데.. 그래서 눈치상 어쩔 수 없이 대충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나온다. 그리고 집에 가면서 아까 물어볼 걸 깜박하고 못 물어본 질문도 떠오르고.. 내가 이상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