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화창고

2016 몽골 여름 여행

일주간의 센트럴힐링

by 감탄쟁이


0. 계기 및 준비과정


몽골을 다녀왔다고 하면 95%반응은 이렇다.

"거길 왜 가?" "진짜 특이하네" "이해가 안되네.. 좋드나?"


그리고 3%의 긍정적 반응

"생각도 못해봤던건데 대단하다"


마지막 2% 부러운 반응

"진짜 부럽다.. 좋겠다..멋있다.."



내가 몽골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건 6년 전 군대에서 읽은 책의 한 소절에서 시작되었다.


다카하시 아유무의 "Love & Free"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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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처음이고, 준비할 시간도 없이 급히 결정한 것이라

속시원하게 몽골전문 여행사의 패키지상품으로 선택하였다.


마음에 들었던 점이 6박 7일동안 5일을 게르에서 숙박하는 것이었다.

몽골 시내의 호텔에서만 잘거면 몽골여행 할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몽골은 여름에 춥지않아 여행하기에 딱이었고,

마침 회사 휴가 날짜에 맞춘 일정이 있길래 더이상 고민없이 질렀다.


혼자서라도 가려했는데, 마침 친동생이 시간이되어 동생과 함께 가기로 했다.

취향이 비슷한 동생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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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째날-7월 30일

- 몽골에 도착하다


원래 일정은 30일 오후에 출발하여 저녁에 몽골에 도착하는 일정인데,

늦게 신청하는 바람에 30일 밤 11시 비행기를 탔다.

인천국제공항에 가는것이 처음이라 공항에 내려서 동생과 촌놈티 팍팍내며 국제선을 찾았다.

동생에게 '나야 첨이지만 니는 필리핀하고 미국도 갔다왔으면서 왜케 해메노'라고 타박하면서...


인천에서 직항으로 몽골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3시간 30분이면 울란바토르 징키스칸공항에 도착한다.

인천공항과 비교하니 정말, 시골 공항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순간 한국에 있는 작은 공항처럼 느껴졌다.

탐앤탐스 커피와 이마트 간판이 공항에서 떡하니 보이기 때문이었다.


같이 여행할 일행들과 현지가이드를 만나 우선 환전부터했다.

난 50만원 하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10만원~20만원정도만 하는것을 보고 나도 20만원만했다.

새벽에 공항 안에있는 작은 사무실같은 환전소에서 은행 여직원이 환전해주는 모습은 꽤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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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지폐에는 모두 징키스칸이 있다. 단위는 투그릭이며, 환율은 원화보다 당시 1.74배 높았다.



울란바토르 밤하늘엔 별이 보이지 않는다. 몽골이지만 공기가 서울만큼 나쁘다고 하더라.

익숙한 현대 County 미니버스를 타고 첫번째 숙소로 향했다. 정말 한국같았다.


1시간 넘게 달려서 도착한 곳은 후이덜렁후닥이라는 동네의 바양척트 캠프였다.

도착하니 해가 뜨고있어서 이미 7일 중 하루는 이동하는데 다 썼다.

넓디넓은 초원을 드디어 처음 보았다. 도착하니 큰 개가 우리를 맞이했고, 염소 한마리도 우리 주위를 멤돌았다.

오자마자 동물이 있는 몽골클래스에 웃음이 났다.

우선 지정된 게르에 들어가서 짐풀고 눈좀 붙이고 나니 이튿날 일정이 시작되었다.





2. 둘째 날-7월 31일

- 후이덜렁후닥과 어기호수


몽골의 캠프식 게르들은 모두 물도 나오고 샤워도 할수있어서 막연히 생각하는것보다 큰 불편함 없이 숙박을 할 수 있다.

아직 우리 일행끼리 어색한 상태로 아침을 먹고 이곳저곳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시선을 돌릴때 마다 마치 윈도우 바탕화면의 배경같은 장관이 펼쳐졌다.

다른 관광객들도 많았는데 대부분 한국인들이었다. 다른 팀의 가이드들도 다 한국인처럼 생기고 한국말을 잘했는데 몽골사람이라고 하니 정말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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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양척트 게르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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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체험을 하기위해 모여있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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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는 모습의 배경은 어디에서든 한편의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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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를 처음 하는것이라 현지인들이 한명 두명씩 맡아서 말을 끌어주었다.

우리 가이드는 여자인데도 말을 혼자타는것을 보고 '역시 그래도 몽골사람이구나' 싶었다.

천천히 달리는데 초원 끝까지 계속 말을타고 가니 언제까지 가는건지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좀 쉬었다 가고싶은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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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정도 말을 타고나니 한번 더 타면 더 잘 탈수있을것같은 마음이 들었다.


승마를 끝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을했다.

역시나 우리의 County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인 '어기호수' 이동하였다.

후이덜렁후닥에서 280km 떨어진 곳이라 4시간 이상 버스를 탔다.


여기서 몽골여행의 묘미가 있다.


한국에서 수십만 km 탄 후 몽골로 수출된 듯한 이 흔한 미니버스는

며칠동안 수천 km의 초원과 돌, 사막, 산길 등 거친 비포장길을 이동하면서도 단 한번도 퍼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아스팔트로 포장된 한국의 도로와 비교하면

수 시간을 덜컹거림과 다 부서질 듯한 주행속에서 우리의 미니버스는 참 빨리도 잘 달렸다.

여름이다보니 낮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지만 첫째날 이동중에 버스의 에어컨이 고장난 것을 느끼고 우리는 모두 더위에 지쳐있었다.

버스 기사님또한 참 한국인처럼 생겼는데, 기사님이 도중에 차를 세우고 에어컨을 열심히 고치기 시작했다.

1시간동안 끙끙거리며 고친결과, 신기하게도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박수를 쳤다.

다 부서져가는 버스를 이렇게 잘 관리를 했기에 몽골에서도 살아남는것 같다.

이렇게 이동 중 예기치못하는 사고가 나는 것이 바로 몽골여행의 재미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렇기에 몽골여행에서는 정확한 시간의 개념이 없다.


가다가 차가퍼지면 좀 쉬고,

더우면 좀 더 쉬고, 비오면 더 늦어지고..

몇시부터 몇시까지 어디를 가야되는 계획은 있지만, 큰 틀만 잡혀있을 뿐 세부적인 시간은 늘 미뤄지고 연기되고 지켜지지 않는다.

여기서 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여유를 느꼈다. 조금 계획이 틀어지더라도 그 안에서 다른 볼거리를 구경하는 것이다.

다른나라 여행패키지는 이렇지 않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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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고장나 잠시 쉬는 중간에 찍은 몽골 시골의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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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같은 풍경.



이동시간이 길어 잠시 눈을 붙였다가 떠도 여전히 비슷한 끝없는 초원과 탁트인 하늘이 펼쳐져있다.

또한 도로 옆엔 항상 말과 소, 양, 염소 등 초식동물들이 즐비하다.

봐도봐도 쉽게 질리지가 않는 풍경이었다.



어기호수로 가는길 마지막부분 쯤 산을넘어갔는데, 이게 정막 대박이었다.

포장이 거의 되어있지 않는 산길을 그 큰 미니버스가 거칠게 달렸는데, 얼마나 험하던지 계속 덜컹거려서 가만히 있질 못했다.

한창 산길을 넘어가다가 경치가 예쁜 곳이 있어, 잠시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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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도착하지 않을듯한 시간이 흘러 드디어 어기호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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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길을 달려 도착한 우리의 현대 미니버스와, 거친 운전 후 포스가 철철넘치는 한국인처럼 생긴 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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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호수의 하탕어기 캠프 전경과 게르 내부.



호수 입구쪽부터 구름이 조금씩 보이며 불안한 느낌이 들었는데, 조금 더 지나 도착한 어기호수의 하탕어기캠프에서는 먹구름이 대부분 하늘을 덮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비가 쏟아졌고, 호수에 들어가보지도 못할 정도로 거센 비가 내려 결국 게르 안에 있을수밖에 없었다.


몽골 하늘은 쉽게 별을 볼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1년 중 거의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날씨인데 첫날부터 희귀하게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

속상한 마음에 가이드에게 여기는 원래 비가 자주오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대답이.. 너무 비가 오지않아 주민들이 기우제를 지내서 지금 다행히 비가온다고.... 하하하핳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몽골에서 비 맞아본 경험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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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기호수에서의 첫날밤은 비와함께 지나갔다.




3. 셋째 날-8월 1일

- 에르덴주 사원과 쳉헤르 온천


어기호수를 떠나 140km를 달려 쳉헤르로 이동했다.

어기호수를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호수가 보이는 한 언덕에 내려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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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몽골 제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몽골 최초의 불교사원인 에르덴주 사원 관광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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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몽골어로 적어주는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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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갑옷도 입어보고 단골코스인 매도 팔에 얹혀보았다.


에르덴주 사원 관광을 하는동안 기사님은 차를 수리하러 잠시 다른곳에 들렸다 오셨고, 그 시간이 길어져 또 예상보다 천천히 쳉헤르 호수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번 예기치못한 일이 발생하였다.


전날 밤 모처럼 내린 큰 비가 쳉헤르로 가는 길을 범람시켜 버스가 지나가기 위험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한국팀 버스가 올때까지 정처 없이 기다렸다.


우리: "다른팀 언제 도착한데요..?"

가이드: "출발했다고는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우리: ....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한국팀을 태운 미니버스가 도착하였고, 같이 쳉헤르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우려하는 물길을 만나, 잠시 내려 건너갈 방안을 궁리하였고, 우리는 그 와중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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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물처럼 보이는 물을 버스로 건너가야했다.

물에 들어가있는 말을 보면 그렇게 깊지는 않지만, 그래도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걱정할만한 것이었다.


생각지 못한 코스에서 풍경을보는 동안

난 이번 몽골여행 중 가장 임펙트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말들이 물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저 멀리서 말을 탄 한 소년이 물살을 가로지르며 전력질주로 달려와 물에 있는 말들을 땅으로 이끌어 보내는,

마치 영화같은 한 장면이었다.


그 멋있는 소년은 얼굴은 잘 안보였지만

말을 다루는 박력있는 모습과 '호이~ 호이~'소리치며 수많은 말들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몽골 시골에 사는 이 소년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흔한 일 중 하나겠지만

나에게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너무나 멋진 광경이었다.

처음부터 찍지는 못했지만 멋있는 그 소년이 말을 이끄는 모습을 운좋게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과감히 물길을 넘어 쳉헤르로 달려갔다.



쳉헤르 온천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하늘이었다.

오늘은 과연 별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도 구름이 많아 날이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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쳉헤르 온천의 도트캠프 전경.


저녁을 먹고 좀 쉬다가 온천에 들어갔다.

밤하늘 아래의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우리 일행은 처음으로 통성명을 했다.

어느덧 3일 간 같이 이동하였는데 서로 이름도 잘 모르는 어색한 사이였지만,

온천에서의 인사와 담소는 우리를 금방 친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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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명의 소규모 패키지여행으로서 우리 일행의 멤버구조는 참 다양했다.


우선 나와 동생인 형제 2명,

군대가기 전 친구끼리 온 남학생 2명,

초등학생 6학년 꼬마와 엄마,

몇달 전 결혼한 신혼부부,

각자 개인사업하면서 수십년 친구 사이인 50대 형님 2명.

마지막으로 우리 가이드는 몽골인이지만 한국어를 잘 하는 예쁜 20대 동생.


남녀노소 다양한 구조였다. 그렇기에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할 거리가 너무 많았다.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평생 가고싶었던 몽골에, 우연히 처음 만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니 심심하지 않고 좋았다.


이렇게 몽골에서의 세쨋 날이자 쳉헤르에서 첫날 밤에도 별을 못 보고 날이 지났다.

점점 조급해졌다.





4. 넷째 날-8월 2일

- 쳉헤르에서의 인생샷


넷째 날이 밝았다. 어제와 달리 구름한점없이 맑은 하늘이 아침을 맞이했다.

느낌이 왔다. 오늘은 드디어 별을 볼 수 있겠구나!


후이덜렁후락에 이어 쳉헤르에서 두번 째 승마를 하였다.

꼴에 한번 타 봤다고, 여기선 현지인 도움 없이 혼자서 말을 탔다.

넓은 초원을 한없이 말을 타고 다녔다.



풀을 정말 잘 먹는 말. 달리면서도 시도때도 없이 멈춰서 풀을 먹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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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탄 말은 약간 소같이 생겼지만, 생긴 것처럼 착한 아이었다.




승마 중 만난 초식동물 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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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가면서 본 경치가 너무나 예뻐 사진을 찍었는데, 정말 작품처럼 나왔다. 폰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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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사진.


2시간 정도 타고나니 엉덩이가 찢어질것 처럼 아팠다. 하지만 이제 혼자서 탈 수 있게 되었는데 못타려니 아쉬워, 우리는 돈을 더 내고 마지막으로 원없이 말을 더 탔다.

무섭지만 전력질주도 해보았는데, 다행히 떨어지지는 않았고, 달릴 때의 스릴과 그 시원함은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승마를 하고 난 후 쉬다가 또 온천에서 몸을 담궜다.

이번엔 어제와 다르게 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따뜻한 야외온천 안에서 올려다 본 밤하늘의 별은 이루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별을 보았다.

가져온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미리 준비해온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별구경을 했다.



수많은 별을 본다면 감성에 젖어 온갖 생각이 들줄 알았다. 옛날 생각, 미래의 다짐, 친구들, 보고싶은 사람들 등..


하지만 실제로 보니 오히려 모든 잡념이 사라졌다.

그저 하늘을 계속 바라보면서 별 구경하는 것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더라.

그나마 드는 생각은 별똥별은 언제 떨어지나 이정도뿐?

그저 아무생각없이 밤하늘에 빨려들어 시간가는줄 모르게 되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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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G5로 찍은 은하수.

전문가 모드에서 노출을 최대한 하고 셔터스피드는 최저로, ISO를 최대로 하고 찍으니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왔다.

폰으로도 이정도 찍히는데 DSLR으로는 어떨까.

멤버 중 한 친구가 카메라를 들고와서 우리는 밤새 사진을 찍고 누워서 별똥별을 보았다.

모두 한명씩 서서 자신의 인생샷을 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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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샷.

선처럼 그어진 것은 별똥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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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역시나 별똥별이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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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이렇게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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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찍음.


쏟아지는 별과 함께 게르를 배경으로 한 이 사진들은 누가봐도 몽골에서 찍은것처럼 보일 것이다.


재밌었던건, 우리가 한명씩 신나서 사진을 찍고있는데,

현지인인 우리 가이드도 사진을 찍고싶다면서 같이 찍었다.

ㅋㅋㅋㅋ 몽골사람이면 맨날 보는게 별일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가이드는 한국인 같단 말이야.


실컷 사진 찍고 밤새도록 밖에 누웠있었다.

날씨는 영상 10도 정도 되는 듯했다. 역시나 여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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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어린 3명은 밖에서 결국 노숙했다. 난 게르에서 잤지만...




5. 다섯째 날-8월 3일

- 엘승타사르해 사막


하루 밤이라도 실컷 별구경을 했기에 이제 날씨에 대해 조급할 것은 없었다.


또 210km를 달려 5시간동안 거친 이동을 감행했다.

버스가 퍼지지 않는것과 더불어 또 신기했던 것은, 우리 모두 아무도 그 심한 덜컹거림 속에서 멀미를 안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적응이되어 버스 안에서 잠만 실컷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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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승타사르해 사막의 바양고비 캠프 게르 전경과 내부.



점심을 먹고 저녁까지 자유시간이었는데, 너무 더워서 할게 없었기에 덥지만 사막을 걸어보았다.

초원과 모래가 함께 있는 사막이었다. 역시나 동물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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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걸으면서 놀랐던 것은, 분명 기온이 높아 너무너무 더운데, 땀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습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나같이 열이 많은 사람이 더워도 힘들지 않았다.


사막을 다녀온 후 저녁을 먹고 낙타트래킹을 하러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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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버스가 모래에 빠져버렸다.

기사님과 함께 삽으로 모래를 퍼낸 후 겨우 빠져나왔다.

이젠 사고가 나도 걱정도 안되고 오히려 이 상황이 너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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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낙타들. 난 큰 동물이 순한게 너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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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한 낙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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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말과 달리 훨씬 더 높았다.

나를 이끌어주던 현지인 꼬마가 너무 멋있었다.

이 꼬마들에겐 이런 일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제 만났던 말 이끄는 소년처럼 이 낙타를 끄는 소년이 어리지만 너무나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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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를 타고 난 후 한 유목민의 게르에 갔다.

게르 근처에서 4~5살로 보이는 4명의 꼬마들이 세상이 온통 자기들 놀이터인 양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다.

정말 쉴새없이 웃으며 뛰어다니고 또 뛰고 강아지도 함께 뛰고 온 초원을 힘들지도 않는지 깔깔거리며 뛰어노는 모습이 너무나 순수하고 행복해보였다. 마치 천국에서 뛰어 노는 듯한 그런 느낌..


그리고 게르에 들어가 몽골 전통공연을 보았다. 남학생 2명이 앉아서 공연을 하는데

아마추어같지만 환상적인 무대에 우리는 모두 넋을 잃고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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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공연을 보고 고마워서 우리도 기타로 답가를 시도하였지만, .. 망했다. ^^




6. 여섯째 날-8월4일

- 울란바토르 시내


게르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마지막 게르인 엘승타사르해에서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었다. 그래도 다행히 하루라도 별을 실컷 볼수있어서 아쉽지만 아쉽지 않았다.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징키스찬 광장에 갔다가, 슈퍼에서 쇼핑 후 호텔으로 갔다.

저녁을 먹는 깔끔한 샤브샤브 식당에서 거의 일주만에 와이파이를 할 수 있었다.


올란바토르 시내엔 도요타 차량이 70%, 현대 차가 20% 기타 나머지 차가 10%였고, 운전석이 왼쪽 오른쪽 제각각이었다.

많은 버스가 부산버스를 수입한 거라, 부산버스를 볼 땐 나름 반가웠다.

그리고 한국사람이 참 많았다. 관광객의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여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몽골의 유명한 전통공연이었다.

어제 보았던 아마추어 소년들이 했던 전통공연을, 프로들이 하는 연극과 함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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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엔 별 기대 없었는데

1시간이 지나니 정신이 나가 계속 박수를 치는 나 자신을 보았다.

몽골 전통공연에서의 노래는 목이 곧 악기였다. 생전 처음들어보는 깊숙한 목소리는 듣기 낯설었지만 곧 경외심으로 바뀌었다.

동영상촬영을 엄격히 금하고있어 정말 찍어서 소장하고싶었지만 눈으로만 감상했다.

음악공연 뿐아니라 춤추는 공연도 너무 사랑스러웠다.

쉴새없은 춤사위와 함께 공연자들의 웃음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공연 내내 자연스러운 웃음과, 마치 본인들이 너무나 행복하고 신나서 춤을 추는듯한 그 표정은 나까지 보는 내내 행복해졌다.

정보가 적어 이 공연이 어떤 공연인지 모르겠지만, 꼭 한번 더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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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건진 공연 정보는 이 사진밖에 없다.



올란바토르를 마지막으로 이렇게 몽골여행이 끝이났다.

호텔에서 멤버들과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지난 여행의 추억을 곱씹었다.


다음날 오전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몽골에서의 음식도 다 맛있었다. 허르헉이 좀 비리긴 했지만 한번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말 우유로 만든 마요즈는 좀 먹기 힘들었지만..

너무 많이 잘 먹어서 그런지 마지막날 배탈이 났다.

알고보니 사막에서 수돗물을 받아마신게 화근이었다.

바보같이 몽골은 수돗물도 깨끗할줄 알았던 것이다. 해외에서 물을 제일 조심해야 하는데..

덕분에 마지막 날부터 귀국후 1주일동안 시원하게 배탈을 겪었다.


또 재밌엇던 건 몽골인들은 한국인과 완전 똑같이 생겼다는 것이다.

물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완전 촌사람처럼 티가 나는데,

이는 쨍쨍한 햇살 아래에서 아마 피부관리를 안해서 그런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관리 안한 사람들보면 몽골사람처럼 생겼다고 느껴지니 말이다.

우리 가이드뿐만 아니라 여행사 현지 가이드들은 모두 한국사람처럼 생겼다.


다른 가이드가 했던 말이 재미있었다.

몽골사람들은 시력이 진짜 좋냐고 물으니 하던 대답이,

"전 별로 안좋아요~ 1.0밖에 안되요."





7년 전부터 가고싶었던 몽골을 드디어 다녀오니 감개무량하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려니 아쉽지만,

살면서 자주 몽골에서의 추억을 돌이키며 지낼수 있을것 같다.


다카하시 아유무가 날 몽골로 이끌었다.



다음 여행은,

알레스카에 가고싶다.


호시노 미치오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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