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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Apr 02. 2024

남자를 못 믿겠다

연애*사랑*결혼

난 남자를 못 믿겠어. 지금의 내 남자친구를 3년째 사귀는데도 난 이 사람도 못 믿어. 어디에 있는지 꼭 확인을 해야 되고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있는지도 꼭 알아야 되고. 그리고 다른 여자랑 얘기를 하거나 연락을 하면 아주 싫어해. 그래서 내 남자친구의 핸드폰엔 여자 번호가 없어. 


내가 이렇게 된 이유는 그전 남자들 때문인 거 같아. 

내 첫사랑은 5년간 짝사랑이었어. 한 3년 좋아하고 고백하고. 그래서 조금만 기다려 달래서 기다렸어. 그랬더니 어느 날 내 친구랑 사귄다고 얘기를 하더만? 그래도 포기 못하고 계속 좋아했다. 그 둘 싸움 고민 들어주고 연결해 주면서. 

그러고 나서 내 첫 번째 남자친구는 첫사랑을 못 잊겠다면서 나를 떠나갔어. 그 첫사랑이 나랑 같은 학교를 다녔어. 

그러고 나서 사귄 남자는 같은 직장에서 사귀게 됐는데 나랑 같이 일하는 언니를 좋아하면서 나를 사귄 거야. 그래서 헤어졌지. 

그러고 나서 꽤 오래 사귄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또 나랑 아는 언니랑 썸씽이 있었고 나랑 사귀면서 다른 여자랑 양다리를 걸쳤던 거지. 그리고 나를 떠나가면서 했던 말이 심장병이래 지가. 그런 거짓말로 나를 떠나갔지.


내가 만난 사람들은 다 이런 사람들이야! 그래서 그런지 남자를 못 믿겠어. 언젠가 꼭 떠날 것 같고 꼭 바람을 필 것 같고. 그렇다고 지금 내 남자친구가 바람을 폈던 것도 아니야. 결혼 약속까지 했는데 아직도 못 믿겠어. 나 어떻게 해야 돼? 어떻게 하면 남자를 믿을 수 있을까. 

마왕 조언 좀 해줘.




남자를 왜 믿어야 되나요? 


믿는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 이거 하고는 조금 다른 얘깁니다. 

그다음에 이게 되게 말장난 같은 얘기지만 한번 이 단어들을 입안에다가 머금고, 한번 쭉 음미를 해보세요. 

믿는다는 것과 안다는 것은 또 다른 얘깁니다. 내가 A라는 사람을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과, A라는 사람을 믿는다라는거와는 또 다른 얘깁니다. 구태여 남자를 믿을 필요가 있을까요?


또, 믿음이라는 것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큰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믿음은 쌍방향이라는 겁니다. 


저쪽이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끼지 않는데 나 혼자 저쪽 믿어, 오빠 믿지? 오빠 믿어? 이거 아니라는 거죠. 

자 믿음이라는 정의 자체부터가 뭔가 잘못되어있지 않느냐. 내가 이 사람을 믿어도 되느냐 마느냐, 그 믿음이란 건 서로 상호 쌍방향이고 서로 양쪽이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그런 의미이기 때문에 남자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뭐냐, 무슨 뜻이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믿는다는 의미가 뭐냐? 그것이 반드시 나를 속이거나 부정을 저지르지 않거나 뭐 이런 것에 대한 문제냐. 그 사람은 내 옆에서 아무런 티도 내고 있지 않지만 머릿속은 이미 떠나가서 온 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걸 믿음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 이런 건 모를 일이라는 거거든요. 


단지 때가 되면, 때가 닥치면 아주 여러 가지 요소의 결합에 의해서 믿어도 된다, 믿는다 이런 느낌이 올 때가 있을 텐데 너무 조바심 때문에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라는 애기는 어떻게든 믿고 싶다라는 얘기거든요. 본인 안에는 믿고 싶다는 의지가 누군가 내가 딱 믿을만한 사람이 정말 믿고도 배신 안 당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의지이자 열망이 있다는 얘기거든요. 믿음은 그런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믿음은 믿고 싶다고 해서 믿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어도 믿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올 걸 기다리시면서 여러 가지 재밌는 생활을 하면서 재밌게 사십시오. 그래서 그 믿음이 편안함이 반석 위에 올라간 그런 것이 내 주위에 찾아올 때까지 그때까지 어떤 놈도 믿지 마십시오. ㅎㅎㅎ


남자는 믿는 게 아닙니다. 다루는 거지.ㅋㅋ



@200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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