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권을 읽고 써 보았습니다

그 글귀는 나를 위해 존재하고 있었다

by 아름다움

본격적 독서의 시작은, 둘째 사랑이 출산 직후였다.

둘 키우기는 하나보다 두 배가 아닌, 몇 곱절 고단하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와서 단단한 각오로 무장되어 있었다. 2주간의 꿀 같은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첫날, 그래도 첫째 행복이의 신생아 시절을 겪어서인지 예상보다는 수월했다. 그래도 입 밖으로 입방정 떨면 안 되기에 속으로만 뿌듯해하던 중, 둘째 사랑이는 나처럼 잠이 많은, 머리만 대면 새록새록 잠드는 효녀였던 것이다. 조리원에서 잘 자고 잘 먹던 사랑이는 정말 감사하게 집에서도 그 생활방식을 유지해 주었다. 고되고 힘들고 잠 못 자는 '신생아 돌봄기'를 예견했던 덕분에, 잠시 주어지는 자유시간은 반가움을 넘어 감사했고, 이 감사함은 자아실현의 욕구로 확장되었다. 귀하디 귀한 이 '나만의 순간'을 보람차게 보내고 싶었다. 너무나도.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가를 유모차에 태워 근처 도서관에 들러 책 5권을 빌려왔다. 그렇게 나의 도서관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가장 좋아하고 오래 지속하고 있는 나의 취미이자 일상, '마음에 들어오는 책을 고르고 읽고 기록하기'이다.

독서는 가치롭고 유익하며, 성찰과 희열(喜悅)을 동시에 선사해 주는 행위이다. 책 읽기의 좋은 점은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모자라지만, 그중 가장 기쁜 순간은, 우연히 읽게 된 책이 생각보다 훨씬 괜찮음을 발견할 때, 책 속의 글귀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과 마주할 때, 책이 실존하는 내 삶으로 들어와 생활인으로서의 나를 성장시킴을 탐지할 때이다.


독서와 필사는 나와 내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 바른 자세의 중요성과 필요성

몸과 마음, 정신은 연결되어 있다. 자세를 바르게 정비하는 것만으로도 신체건강만큼 정신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른 자세는 척추, 소화기, 각종 염증, 뇌 건강을 비롯하여 우울장애, 인간관계 및 자신감 향상에까지 도움을 준다고 하니 일상 속 바른 자세만 유지해도 충분히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온몸으로 깨달았다.



# 감상에서 기록하는 삶으로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발전하였다. 읽다 보니 어느샌가 쓰고 싶어졌다. 시키는 이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지만 책에서 나에게 들어오는 문구들을 필사했고 필사한 문장의 뒤에는 나만의 인사이트를 적어 내려갔다. 시작은 단순히 기억을 위한 기록이었는데 일록이 쌓이자 나의 발자취가 만들어졌다.



# 나를 알아가는 통로

기록이 축척되자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속 깊이 원하고, 잘하고 싶은 분야를 찾게 되었다. 버킷리스트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한 줄을 이루게 된 것이다.



# 지속하는 힘

만들어진 습관은 우리가 존재하는 지속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는 문장을 만났다.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습관들을 되돌아보았다. 갖고 싶은 몸, 지니고 싶은 태도, 성품, 말투는 반복과 연습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이후로는 사소하다고 치부했던 것부터 루틴으로 만들었다. 긍정적인 단어의 사용, 스트레칭, 바른 자세, 선크림 도포, 쌀뜨물 세안... 1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습관들이다.



# 내가 간절히 원했던 그 능력, OO력

아주 작은 반복과 습관의 위대하고 찬란한 힘을 경험하며, 끈기와 지속성은 어느 정도 갖게 되었다. 이제 실행력과 추진력이 필요했다. 초완벽주의자 성향으로 기준에 차야만 시도할 수 있었는데, 이 기준이 보통 높은 게 아니었기에 한 발 내딛기조차 쉽지 않았다.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었던 건, 9할이 책에서 얻은 '인생 기술' 덕분이다. 내가 그토록 얻고 싶던 기술, 재능, 능력... 바로 실행력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수없이 되뇌며 내적 열망, 열정, 욕구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았다. 첫 번째가 '글 쓰고 작가 되기'였는데 '슬초브런치프로젝트'를 참여하며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되었다. 2023년 10월 30일, 대망의 합격 메일을 받은 이후 72일간 50편의 글을 발행했다. 두 번째는 1월 27일 예정된 '꿈키'에서의 강연이다.

(함께의 힘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루지 못할 성과이다. 이 자리를 빌려 '스머프'에게 진심을 다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좋은 책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좋다.

위로와 공감이 절실한 그때, 딱 필요한 만큼 보답해 주는 구절을 만나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관심 밖의 분야지만, 개방적 시선을 위해 집어 든 책이 재미있기까지 하면 신나고, 몰랐던 사실들 알게 되면 교양인으로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이라 뿌듯하다.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같은 줄을 몇십 분째 눈으로 훑고만 있는 책도 있었고, 잡생각으로 집중할 수 없던 시간들도 지나오며 책들은 나의 자세, 내전근, 쾌변, 분노버튼과 화의 근원 발견하기, 자신감, 자존감, 실행력, 지속력, 꿈 찾기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기억에 남는 책들

* 엄마의 말 공부

12년 엄마 인생에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다. 세 번 정독하고 필사를 가장 많이 한 책.


* 그릿

두 번 정독한 책, 정말 좋아 주변에 추천도 하고 선물도 했다.


* 엄마의 말 연습

'엄마의 말은 순간이지만, 아이의 가슴에는 평생 남습니다.'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엄마의 말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온기로 가득한 우주가 돼주기도, 지뢰밭처럼 불편하고 고통을 주기도 한다. 오늘 '엄마로서의 말'은 어땠는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주는 책.


*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다. 아마 글쓰기에 빠져 있는 요즘이라 더 그랬을 거다. 역시 글쓰기도 꾸준함, 성실함, 루틴이 답이다.

* 일상 생활자의 작가 되는 법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진다', '읽는 사람은 결국 쓰게 된다' 내가 느낀 감정들을 책 속에서 만나는 기쁨이란.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재미있다.


*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삶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자신만의 '받아들임'이라는 것을.'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다.'

내 속에 들어갔다 온 것처럼 명쾌한 단어들로 뿌연 마음들을 정리해 주었다. 책을 읽는 이유, 내가 필요한 위로와 공감, 응원을 딱 그만큼 들을 수 있다. 완독에 필사까지 하고 나니 한층 더 단단하고 견고해진 느낌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해.


* 고민이 고민입니다

재독한 책. 실용서이자 필독서. 일상에 퍼져있는 고민들을 절반 가까이 충분히 줄여줄 수 있는 책이다.


* 1분 과학

꿀잼 과학책, 그림도 위트 있고 쉬워서 술술 읽혔다.


* 잠실동 사람들

유명한 이유를 알겠다. 다큐 같은 극현실주의로 뛰어난 가독성과 함께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에서 말하는 형식이 신선하다. 인물에 대한 묘사가 엄청 디테일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종국에는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왜 생각을 멈출 수 없을까

걱정이나 두려움, 불안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어떤 이슈에 꽂히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계속 빠지게 될 때가 있다. 책에서 말하는 생각에 대한 정의, 생각과의 관계에 대한 재정비 연습법이 엄청 유용했다.


* 아이 공부에 부모가 잘못하고 있는 것들

알고 있던 내용은 마음을 다잡게 도와주었고, 새롭게 깨달은 좋은 내용은 저장해 두었다.


* 봉직의사

내과 전문의이자 동시에 환자인 워킹맘의 생존에세이로 그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동기부여를 일으킨 책이다.







출처: 픽사베이, <습관에 대하여>_라베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