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크루] 생각조각#5: 성공과 실패
잠재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걸 가로막는 방해요소를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의심>이라고 요약해 봅시다. 여기서 <자기 의심>을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실패는 비단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 두려워하는 마음뿐 아니라, 내가 나를 평가하는 시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더 이상 실망하고 싶지 않다거나, 자신의 의심을 확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깔려있죠.
두 방해요소를 포괄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한국사회에 특히 만연합니다. 실수는 나쁜 것이고 실패는 죄악이 되는 경쟁사회의 문법에서 실패라는 단어는 강력한 방어기제를 자극하거나 큰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하죠. 실패는 사회적 맥락에서 보면 대죄일 수 있겠으나, 관점을 바꿔볼 때 성장의 필수 요소이기도 해요. 오늘은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는 게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성적을 ABC 혹은 몇 등급으로 매기기 이전, 한국에서는 수우미양가라는 점수 시스템이 있었죠. '수'는 뛰어남, '우'는 우수함, '미'는 아름다움, '양'은 양호하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는 무슨 의미일까요? 바로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꽤 아름다운 표현이죠?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성적은 '가능성'이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아직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잠재력 potential'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네, 실패의 중요한 의미는 "아직 발전할 영역이 많이 남아있다"는 의미의 가능성입니다.
최근 팟캐스트에서 재밌는 관점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실패를 하면 좌절하거나 낙담합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기까지
47번의 실패가 남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당신은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시겠어요?
무의식 중에 내뱉은 저의 즉답은 "아 빨리 실패하고 싶겠다"였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성장이 잠재력을 성취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방해 요소로 인해 무너지든, 예측 못한 변수가 찾아오든,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합니다. '가'능성에서 '수'의 뛰어남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이 필요하니까요.
우리는 이따금씩, 어쩌면 거의 매번 실패가 나를 실패자로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고리를 끊어내길 바랍니다. 최근 한 농구선수의 인터뷰 장면이 인상 깊게 남습니다. 기자는 작년에 비해 시즌 성적이 저조했던 선수에게 "이번 시즌은 실패라고 보십니까?"라고 묻자, 선수는 이렇게 답합니다.
"기자님은 매년 승진을 하십니까? 만약 아니라면, 매년 당신이 보낸 1년은 실패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매년 당신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승진일 수도, 가족을 부양하는 것일 수도 있죠. 언제나 과정이란 게 있는 법입니다. 마이클 조던의 15년 커리어 중 6번 우승을 했으니 9년은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요? 스포츠에 실패란 없습니다."
(출처 Bleacher Report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n2QCiJC06y4)
승패가 명확한 스포츠에서조차 실패란 없으며, 계속 어딘가를 향해 가는 여정이라고 말하는 그의 답변이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1년의 성적이 저조했다고 해서 더 이상 선수생활을 못하는 게 아니듯, 의도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고 해서 내 인생이 끝나는 게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결과는 다음 무언가를 위한 과정일 뿐, 결론지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패라는 단어를 "목표한 결과를 만들지 못함"이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거기에서 더 의미를 부여하거나 확장할 필요 없습니다. 그 결과에 대해 누군가를 탓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되었을 뿐입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거기서 배우는 일이겠죠.
새로운 실패의 정의를 세분화하면 [1. 목표]가 있고, [2. 결과]가 있으며 [3. 나의 과정]이 있겠죠. 실패에서 크게 두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나는 현실적인,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웠는가? 둘째, 나의 과정에서 예상과 달랐던 부분/영역은 어디인가?
목표 설정도 역량입니다. 주어진 기한, 일정, 자원, 과거 경험이나 데이터, 능률, 심지어 마음 상태까지 고려해 '어렵지만 실현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업무라 해도, 이를 세분화해 나의 타임라인을 만드는 데 있어 세부 목표 설정을 해야 하죠. 실패를 경험했다면 목표 설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다음은 과정입니다. 과정에는 너무도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갑작스러운 출장, 가족 병문안, 어쩌면 나의 게으름이나 우울감이 원인이 될 수 있죠. 과정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무엇이 잘못됐는가"의 관점이 아닌 "무엇이 예상과 달랐는가" 혹은 "부족한 부분 Missing Puzzle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나 자신을, 혹은 남을 탓하기 너무 좋은 주제이나, 이는 결국 나를 피해자로 만들 뿐입니다.
잘못과 부족은 매우 다릅니다. 잘못은 결과만 보고 성과와 주체(나)까지도 평가하는 일이지만, 부족은 실패였으나 내가 해낸 것들을 인정하고, 무엇을 채워갈지를 가늠하는 일입니다.
실패를 가능성으로 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는 컨셉은 <성장 마인드셋>의 개념으로 직결됩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인간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 얼마든지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기반한 사고방식입니다.
고정 마인드셋은 성적이나 결과가 곧 나라고 생각합니다. F를 맞으면 나는 낙제인간이라고 여기고, 실패하면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 믿죠. 반대로 성장 마인드셋은 성적이나 결과가 나를 정의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성장>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성장마인드셋의 핵심 요소에는 회복탄력성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실패나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역량'이라고 표현하는 회복탄력성을 '실패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역량'으로 치환하고자 합니다.
실패는 매우 예민한 단어입니다. 듣기만 해도 아니라고 합리화하고 싶은 욕구가 끓어오르죠. 만약 실패에서 오는 분노, 짜증, 답답함, 억울함, 혹은 자기 의심이나 자기혐오 같은 '감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면, 실패를 객관적으로 보며 점검할 수 있습니다. 실패를 다룰 때 감정이 개입되는 건 매우 위험하므로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앞서 소개한 <자기객관성>을 갖기 위한 여러 노력을 실패 점검 과정에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노력에 대한 결과가 성공일 때는 자기효능감을, 실패일 때는 회복탄력성을 기르며 성장 마인드셋을 강화한다면 우리는 어느새 <성장형 인간>이 되어 있을 거예요 :)
[성장크루]의 7개의 프로젝트는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첫 모임에서 목표한 결과를 달성했는가"를 성공/실패의 기준으로 잡았고, 목표한 것을 달성하지 못했거나 아예 진행 과정에서 프로젝트 자체가 달라지는 등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각자의 상황과 사정을 들으면 다 타당하나, 그럼에도 모든 프로젝트를 실패라고 결론 낸 것은 '잘못'을 피하려는 합리화가 아닌 '부족'을 채우는 회복탄력성의 영역에 머물기 위함입니다. 모두의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함께 한 크루들은 2달간의 크루잉 경험이 본업을, 커리어를, 삶을 바꿨다고까지 이야기합니다.
성장크루는 애초에 2달 안에 무엇을 달성하는 걸 목표하지 않습니다. 달성을 목표로 달리는 과정에서 어떤 배움과 성장이 있었는지에 더 큰 무게를 둡니다. 우리는 자신을 탐구하고 표현하였고, 서로의 피드백을 통해 보지 못하는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스스로를 자책할 때면 나의 탁월함을 비춰주고,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되려 나에게 확신을 주는 크루와 함께하기에 실패하는 것도 별로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반대로 흐린눈을 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할 때, 외면했던 본질을 딥하게 다루도록 피드백을 주기도 합니다.
실패가 두려우신가요? 그건 아마 평가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같을 거예요. 성장크루는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없는, 내가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하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돕는 지원자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실패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어요. 다만 실패에서 어떻게 퀀텀 점프를 만들어내는지는 함께 배워갈 수 있습니다.
[성장크루]는 당신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