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에 ‘속도 경쟁’과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존의 표준화된 택배 서비스가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유통업체 간 서비스 경쟁이 심화될수록 택배 서비스를 혁신하려는 움직임이 확연해졌기 때문이다.
30여 년 넘게 라스트마일 배송의 표준이 된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을 기반으로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해오던 유통과 물류산업의 분업체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굳건해 보였던 이들의 공생 방식은 앞으로 어떤 관계의 변화를 맞이할까?
아마존, 징동, 쿠팡 등 이커머스가 당일배송과 같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대규모 ‘적자’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이야기한다.
DHL은 ‘공유경제형 물류서비스(Sharing Economy Logistics)’라는 보고서를 통해, 공유경제형 서비스가 바꾸어가는 물류시스템을 상세하게 분석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스트메이츠(Postmates)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배송 인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등록만 하면 누구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배송인력을 꾸리고 있다. 누구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만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고객을 대신해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스타카트(Instacart) 역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장을 보는 인력을 자체적으로 고용하기보다는 등록한 사람은 누구나 배송을 할 수 있도록 공유경제형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옴니(Omni)도 도심 보관서비스에 공유경제형 서비스를 접목했다. 도심 내에 비어있는 공간을 대거 확보한 뒤 원룸이나 공간이 부족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물품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슈는 유통과 물류, 그리고 교통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